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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해」에(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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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해」에(사설)

입력
1996.0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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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해」선포식이 오늘 거행된다. 올해가 문학의 해임을 알리고 문학의 활성화와 세계화를 다짐한다. 이런 형태로나마 우리 문학의 어제와 오늘을 살피고 내일을 조망하는 것은 문학발전의 기틀을 보다 확실히 한다는 점에서도 바람직한 일로, 한국문학 재정립의 전기가 되길 기대한다.문학은 인간의 삶 그 자체이자 길잡이다. 모든 문화의 기본 장르로 그 나라의 문화수준을 말해 주는 바로미터이기도 하다. 후세에 남길 수 있는 가장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인 문학의 가치나 중요성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고 이의 활성화가 정신세계 및 삶의 질을 탄탄히 하는 불가결한 요소지만 상업주의의 역기능과 멀티미디어의 발전으로 많은 도전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문학의 위기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사회가 복잡하면서도 빠르게 발전하고 영상문화가 그 영역을 넓혀 감에 따라 읽는 행위가 뒤따라야 하는 문학이 그 빛을 흐리고 있다. 사회의 변화를 따르지 못해 독자를 동반하지 못하는 문인을 위한 문학만이 존재한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문학의 해 공식표어인 「문학의 즐거움을 국민과 함께」는 바로 이러한 아픔을 반영한 고육의 선택이다. 탈문학 현상에 대한 초조감의 발로라고 할 것이다. 우리 문학은 빈약한 출판문화 등 열악한 환경속에서 많은 발전을 했다. 광복 50년의 성과가 다대하긴 하지만 독자들은 어려운 시대를 고뇌와 갈등속에 헤쳐 온 국민들의 생각과 삶을 심도 있게 그린 명작들을 고대하고 있다.

인간사회의 성숙도는 문학에 의해 입증된다. 이를 위해서는 문학의 뚜렷한 자리매김이 뒤따라야 한다. 이는 문학이 국민의 삶과 역사속으로 뛰어들어 고민하고 몸부림쳐야 가능한 일이다. 이러할 때 문학은 활성화되고 명작도 나오며 독자들을 문학의 곁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것이다.

문학의 해 조직위원회는 문학의 세계화와 문학창작 및 지역문학 활성화, 번역원 설치추진 등 22개사업을 확정했다. 우리 문학은 근대문학 1백년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문학박물관은 물론 문학에 관한 기초자료를 모은 문학자료관도, 유명한 문인의 생가 하나 제대로 기념관으로 보존된 것도 없다. 문학의 기본토대가 이러할진대 한국문학의 세계화가 질척거리고 있는 것은 오히려 당연하다고 할 것이다.

문학의 해가 연극 영화, 책, 국악, 미술의 해처럼 일과성 잔치로 끝나서는 안된다. 세계화도 국민들속에 확고한 기반을 구축한 문학만이 가능하다. 국민들도 문학이 삶의 가치뿐만 아니라 민족의 동질성을 확인시켜 주는 끈끈한 연결고리란 점을 인식, 문학 사랑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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