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문명 위기경고 미스터리 장편 소설나비를 수집하듯 젊은 여자들을 납치, 감금하는 정신착란자의 이야기 「컬렉터」를 쓴 영국작가 존 파울즈의 장편소설. 주인공 니콜라스 우르페와 앨리슨 사이의 사랑, 지중해의 외딴 섬에서 우르페가 겪는 신비한 체험들, 그 속에서 미스터리처럼 전개되는 이야기들을 통해 2차대전 후 유럽 젊은이들의 정신적 방황과 현대문명의 위기에 대한 예언적 경고를 담았다.
냉소주의자를 자처하며 조용히 시나 쓰고 지내길 원하는 탐미적 성향의 우르페는 옥스퍼드대를 졸업하고 그리스의 아름다운 섬 프락소스에 영어교사 자리를 청해 떠난다. 50년대 영국젊은이를 대변하는 이 인물은 의문에 싸인 콘치스라는 노인을 만나게 된다. 별장에서 생활하며 엄청난 문화재를 소장하고 있는 노인은 전쟁의 살육, 죽은 자의 부활 등 신비로운 상황을 연출하며 우르페에게 자신이 겪은 문명의 어두운 모습과 개인의 책임에 관한 문제를 보여준다. 무기력한 실존주의에 매여 있던 우르페의 신념과 가치는 뒤엎어지고, 진정한 자유와 올바른 인생의 선택이란 무엇인가를 묻는 메시지가 흥미로운 사건과 간결한 문체를 통해 전개된다.
「마구스」는 마법사라는 뜻으로 고대종교의 사제. 현준만 옮김. 문학동네간·전3권·각6,000원<김범수기자>김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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