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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는 건설” 위기감 확산/우성건설 부도/배경과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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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는 건설” 위기감 확산/우성건설 부도/배경과 파장

입력
1996.0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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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침체·비자금 파문이 돈줄 족쇄/회사 규모·사업물량 방대 심각성 더해/업계 전반 자금경색 초래… 연쇄 부도 우려 높아장기적인 부동산침체와 작년 10월부터 불어닥친 비자금파문이 우성건설을 부도의 벼랑으로 몰았다. 도급순위 18위의 명문 주택건설업체인 우성건설의 부도는 전체 건설업계를 위기감에 싸이게 하고 있다. 부동산시장 침체로 속병을 앓고 있는 건설업계가 비자금파문으로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거의 사경에 직면해있었던 터에 대형 건설업체가 무너졌으니 그 여파가 심각하지 않을리 없다.우성건설의 부도는 지난해 부도난 유원건설 (주)삼익등과 달리 회사의 규모와 사업물량이 워낙 방대한데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아파트공급업체가 도산했다는 점에서 「사건의 심각성」이 전혀 다르다.

우성건설이 부도를 내게 된 것은 물론 90년대들어 무리하게 사업영역을 확장한데다 주택경기의 장기침체로 미분양주택에 1조원가까운 자금이 잠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채를 갚을 수 있는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부도를 피할 수 없었던 것은 비자금파문으로 부동산 매각이나 자회사 매각을 통한 자구노력에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부도설에 시달리기는 했으나 수천억원에 달하는 보유부동산만 팔리면 재무구조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 있었다. 우성건설은 지난해 자금사정이 나빠지면서 부도위기설등 악성루머가 퍼지자 서둘러 자구노력에 나섰다. 그러나 비자금파문으로 경제전반에 자금난이 심각해지면서 결국 부동산이나 자회사 매각에 실패, 부도에 이르게 됐다는 것이다. 부동산침체로 휘청거리는 우성건설의 목을 비자금파문이 조인 셈이다.

우성 부도로 1차적으로는 입주예정자와 하도급업체등의 협력업체 및 계열사와 관계사가 타격을 입는 것은 물론 건설업계 전반에 대한 자금경색을 가져와 건설업체의 연쇄부도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우성은 이미 지난해부터 부산시 우동과 전포동등에 사들인 상업용지구입자금 1,600억원등 3,400억원에 달하는 사업자금을 회수하지 못했다. 또 재개발 및 재건축사업수주에 따른 이주비 2,000억원이 선지급금으로 묶여 경영난이 심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비미수금도 수백억원대에 달하고 있다.

우성의 부도로 자체 및 수주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전국 3만여가구의 주택건설이 차질을 빚어 입주예정자들이 피해를 입고 3,000개 가까운 협력업체들도 하도급자금등을 회수하는데 어려움이 예상된다. 우성건설이 주력업체인 우성그룹(재계 27위·95년기준)의 5개 계열사와 9개 관계회사도 연쇄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건설업계에 미칠 파장이다. 미분양주택이 15만가구를 넘어서 5조원이상의 자금이 묶이는등 주택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94년 40건에 불과했던 일반건설업체의 부도건수는 지난해 168건으로 4배 이상 급증했다. 정부의 잇따른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올해에도 건설업계 자금사정이 호전될 가능성이 적은 실정이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상당수 건설업체들은 단기자금을 얻기 위해 제도금융권은 물론 단자회사, 사채시장등 제2금융권에도 크게 의존하고 있는 형편』이라며 『주택건설의 대표주자인 우성건설이 도산함에 따라 금융권은 건설업체에 대한 자금지원을 더욱 줄이게 돼 제2의 우성이 속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업계 일각에서는 건설부문이 국민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2%에 달하는 만큼 업체들의 자구노력과 함께 건설업계를 살리는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김동영기자>

◎최근 건설업체 부도일지

▲95년 3월2일:(주)무등건설

▲95년 4월20일:유원건설(주)

▲95년 4월29일:(주)뉴서울 주택건설

▲95년 7월28일:영진건설산업(주)

▲95년 10월4일:(주)삼익

▲96년 1월18일:우성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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