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과학 만화영화 「아마게돈」(20일 개봉)에는 아직 서투른 흔적이 남아 있다. 움직임이 이따금 매끄럽지 못하고 컴퓨터 그래픽이 만들어낸 폭파장면도 때로는 단조로운 형태로 반복된다는 느낌도 준다.이 영화는 처음부터 이같은 불리함을 감수하고 시작한 것 같다. 순수 우리기술로 도전했기 때문이다. 마지막 음향, 녹음작업은 미국에서 했지만 기획에서 애니메이션, 전체의 10%를 차지하는 컴퓨터그래픽작업, 색채까지 모두 우리 것을 썼다.
그런만큼 외국작품에서 볼수 없는 독창성과 힘이 곳곳에 스며있다. 원작자인 이현세(총감독)가 직접 그린 주인공 오혜성의 얼굴은 개성이 있고, 강렬한 원색보다는 혼합색을 즐겨 사용한 애니메이션은 편안하면서도 우울한 작품 줄거리와 어울린다. 영상은 작품속 시간의 흐름을 타듯 빠르고 역동적으로 전개되고, 구성도 군더더기가 없다.
1996년 서울의 오혜성이 애틀랜티스 대륙의 후예인「엘카」의 도움으로 2157년의 미래로 가서 외계조직인 「이드」를 물리치고 지구를 구한다. 시공을 초월하는 인물들의 이동, 초자아컴퓨터가 만들어내는 상상을 초월하는 미래의 모습, 그속에서 드러나는 지구와 우주탄생의 신비, 문명비판적 메시지등이 이 작품을 단순한 어린이용 만화영화로 여겨지지 않게 한다. 표현이 절제된 로맨스도 우리 정서와 어울린다.<이대현기자>이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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