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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동씨 “권력은 짧고 오욕은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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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동씨 “권력은 짧고 오욕은 길다”

입력
1996.0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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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씨와 기구한 인연… 3번째 옥살이 운명전두환전대통령의 「충직한 심복」이자 오른팔인 장세동전안기부장. 전씨와의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인연은 17일 그를 다시 한번 철창으로 보냈다.

전씨가 구속된 후 크게 낙담하면서 「어른」을 따라 어디든 가겠다는 그의 평소 신념이 말처럼 실현된 것일까. 아니면 또다른 업보일까.

반란중요임무종사혐의가 적용된 장씨의 구속은 이번이 세번째. 첫번째는 89년 1월 전씨의 노후를 위해 마련한 일해재단 영빈관 건립과 관련, 대통령 경호실장의 직권을 남용한 혐의 때문이었다. 5공청산의 바람이 거세던 당시 그의 구속은 전씨에 대한 일종의 「바람막이」이었다. 그는 이어 93년 3월 일명 「용팔이 사건」으로 불리는 통일민주당 창당방해 사건으로 또 한번 구속됐다. 안기부장시절 당시 공작정치의 결과였다.

많은 5공의 핵심인사들은 일찌감치 5공의 사슬을 떼어 버렸지만 장씨는 전씨에 대한 변함없는 충성심으로 정치적 전환기 때마다 전씨를 대신해 영어의 세월을 보낸 것이다. 두번째 수감됐다가 9개월만에 구속집행정지로 풀려나자 곧바로 연희동 전씨 자택으로 찾아가 『휴가 잘 다녀왔습니다』라고 출감신고를 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이때 전씨는 『수고했어』라며 18억원을 줬던 것으로 이번 전씨 비자금 수사에서 드러나기도 했다.

육사선후배(11∼16기) 사이로 전씨와 월남전에서 첫 인연을 맺은 장씨는 전씨가 주도한 12·12 쿠데타에 핵심역할을 담당함으로써 5공의 실세로 등장했다. 5공의 전반부에는 경호실장으로서, 후반부에는 안기부장으로서 전씨의 신변과 정권을 누구보다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경호실장 시절 「심기경호」라는 말을 만들어 낸 것도 그였다. 신변안전은 물론 기분까지도 모시겠다는 지극한 충성심의 발로였다. 그는 「의리의 사나이」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퇴임 후에도 전씨를 헌신적으로 모셨다. 5공의 정당성에 대해서도 주장을 굽히지 않아 지난달 서울지검에 출두하면서는 『진실은 가혹하지만 영원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에게 있어 권력은 짧지만 모진 인연은 길다.<박진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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