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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설대신 정책싸움을(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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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설대신 정책싸움을(사설)

입력
1996.0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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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국가를 더욱 효율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가. 국리민복을 증진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정책을 써야 하는가. 현재 우리가 당면한 문제들을 풀기 위해서는 어떤 처방이 있어야 하는가. 현재 우리의 국가목표는 무엇이며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어떤 일부터 먼저 해야 하는가. 우리의 경제 교육 환경 치안등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각 정당이나 정치인, 정치지망 후보들이 이런 문제에 대해 저마다 대안을 제시하고 토론을 벌이는 것이 바로 정책 대결이다. 유권자들은 그런 과정을 지켜 보면서 선거때 어느 당 누구를 지지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 상식이다.

며칠전 미국에서는 올해 대통령선거에서 최대 이슈는 교육이 될 것이라는 여론 조사결과가 나왔다. 그 전에는 범죄와 경제가 가장 큰 관심사였으나 이번에 교육이 최우선 과제로 떠오른 것은 공립교육의 질이 너무 떨어졌다는 여론 때문이라고 한다. 다른 선진국에서는 세금 몇% 올리고 내리는 정책에 따라 정권이 왔다갔다 하기도 한다.

복지나 노동정책에 대한 정당간의 견해 차이가 선거에서 집권 여부를 판가름하는 나라도 있다. 정치가 바로 정책대결의 방향으로 가고 있는 실례들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의 선거판은 어떤가. 그러한 정책대결로 국민의 심판을 받겠다는 생각은 아예 없다. 각 당에서 아직 15대 총선 공약을 간추려 내어놓지도 않았지만 나와 보았자 백화점식 나열이어서 국민의 시선을 끌지 못했던 게 지난 선거판의 현실이었다.

정책공약 자체가 공허하고 무책임한 것들이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상대당 상대후보를 헐뜯는 진흙탕 싸움이 선거전의 전부인양 착각되어 왔기 때문이다. 지금 총선을 수개월 앞둔 시점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상과열 현상을 보고 있노라면 이번 선거판도 보나 마나 정책대결의 장이 되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든다.

각당이 원칙도 기준도 없이 마구잡이로 사람들을 공천후보로 끌어들이는가 하면 3김을 반대한다고 큰 소리쳐 왔던 정치인이 하루 아침에 태도를 바꿔 입당하기도 한다. 이러한 혼선끝에 선거가 시작되기도 전에 벌써부터 보수니 진보니 하는 색깔 논쟁까지 벌어지고 있다.

정당의 입이라는 대변인 부대변인들이 성명이랍시고 발표하는 글이나 말은 아예 욕설에 가깝다. 서로의 과거까지 들추는 인신공격의 추태를 서슴없이 자행하고 있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대변인이나 부대변인을 없애는 편이 훨씬 나을 것이다.

국민들을 어떻게 보길래 이런 저질 쇼를 함부로 벌이는가. 이제부터라도 이성을 찾아 방향을 바꾸자. 어떻게 하면 국민을 잘 살게 할 수 있는가. 그런 아이디어 개발 경쟁으로 정치와 선거의 방향을 돌리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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