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균열 감지 연쇄 탈출… 과거와 다르다”/“권력 비주류층… 예외적 현상” 신중론도잠비아에서 북한 외교관 및 공작원등이 연쇄적으로 귀순함으로써 북한 권력핵심계층의 「망명 도미노」 현상이 벌어질 것인가.
외교관 부인 최수봉씨등이 귀순한 것은 지난해 12월12일 최희벽전재정경리부장의 아들로 대성무역총국의 유럽총책인 최세웅씨 일가가 망명해온지 불과 한달만의 일이다. 이에 앞서 94년 5월에는 강성산정무원총리의 사위 강명도씨와 김일성대학상급교원 조명철씨가 연달아 귀순했었다. 이같은 최근의 귀순사례들은 과거의 우발적 탈출과는 분명히 획을 긋는 것으로, 철옹성같던 북한 권력핵심부내에 균열이 생기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최씨의 경우 현직 함남 당책임비서인 현철규의 아들인 남편 현성일씨와 동반망명을 시도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북한외교부 영접지도국장 차순권의 아들로 알려진 차성근씨의 경우 평양의 가족들과 사전에 논의를 거쳐 망명을 결행했다는 설도 있다. 이같은 망명사례들은 이들이 일반주민들과는 달리 정확한 정세정보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북한체제의 붕괴가능성을 사전에 감지한 뒤 이루어졌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실제로 공로명외무장관은 16일 국무회의에서 북한 고위인사들의 연쇄 망명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종합대책을 수립하고 있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망명인사들이 북한 권부내에서는 비주류격인 부류에 속하는 사람들로 「눈사태식」 망명사태는 당분간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고위측의 망명은 어디까지나 예외적인 현상으로 이를 북한 체제붕괴등과 직결시켜서는 안될 것이라는 신중론이다.
사실 북한귀순자들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은 정치적인 판단이 전제되는 것으로, 우리측이 이들을 전면수용할 경우 기존 대북정책을 전면적으로 수정할 필요가 제기된다. 현재 북·러 국경과 센양(심양)등 중국 동북3성지역에는 수백명단위의 탈북자들이 귀순을 요청하고 있으나 정부는 이들을 선별수용하는등 신중한 입장이다.
한편 이번 망명사태에 관한 북한측의 태도도 과거와는 사뭇 다르다. 94년 5월 강명도씨가 귀순했을 당시 북한은 즉각 강씨가 북한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도주한 「인간쓰레기」라면서 격렬한 인신공격을 한 바 있다. 북한은 이번 최씨 망명 이후 17일 현재 일체의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공작원 차성근씨의 망명사실에 대해서도 침묵을 지키고 있다.<유승우기자>유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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