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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수도권도 “사막같은 겨울가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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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수도권도 “사막같은 겨울가뭄”

입력
1996.0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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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일간 건조주의보 73년이래 사상 두번째 기록/한달간 평균습도 48% “최악”… 식수난 우려까지/감기 유행에 가습기·보습크림 등 판매 크게 늘어한국의 남부지역이 작년에이어 또다시 겨울가뭄으로 고통받고 있지만 습한 겨울날씨로 유명한 일본 수도권일대가 이번 겨울 중동의 사막지대를 연상시키는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도쿄(동경)를 중심으로한 수도권에는 지난해 11월24일 0.5㎜, 8일에 2㎜의 비가 내린 이래 줄곧 마른하늘이다. 8일까지 47일간 계속된 건조주의보는 73년 11월에서 74년 1월까지 연속 69일간의 기록에 이어 사상 두번째다.

그러나 건조의 심각성은 올겨울이 더하다. 지난 한달간의 평균습도는 48%에 불과해 평년보다 13%포인트나 밑도는 사상최악을 기록했다. 특히 맑은 날에는 더욱 심해 중동사막지대 수준인 20∼30%까지 습도가 떨어지고 있다.

수도권의 기압배치가 안정돼 있는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지만 콘크리트와 아스팔트가 땅속의 수분증발을 막고 있는 것도 한가지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가뭄이 계속되면서 주요상수원인 도네가와(이근천)수계의 8개댐의 저수량이 예년의 반으로 줄어 취수제한조치가 취해지고 있는등 상수원관리가 비상한 관심거리로 등장했다. 이에따른 부족분은 다른 상수원인 다마가와(다마천)수계의 2개댐에서 보충하고 있으나 현재 72%대인 저수량이 날로 줄고있다.

아오시마 유키오(청도행남) 도쿄도지사는 수도국에 갈수대책본부를 설치한뒤 도민들에게 절수를 호소했다.

한가지 다행인 것은 도네가와 및 다마가와 상류에 1가 넘는 많은 눈이 쌓여있어 봄이되면 상황이 호전될 전망이나 눈이 녹는 3월까지가 문제인 것이다. 이대로 3월중순이면 취수원이 바닥나 수도권의 식수난도 우려된다.

이상건조로 감기환자가 급증하고 화재가 잇따르고 있다. 보통 1월에 들어서야 유행하는 인플루엔자가 12월 중순부터 맹위를 떨치고 있고, 인플루엔자로 인한 유치원과 초등학교, 중학교의 학급폐쇄가 잇따라 도쿄도는 지난해의 8배, 가나가와(신나천)현은 무려 12배에 이르고 있다.

한편 이상건조는 가습기와 보습크림, 드링크제의 매상을 눈에 띄게 끌어올려 업자들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도쿄의 보습크림판매는 작년보다 50%나 늘어났고 영양드링크 판매량은 두배로 늘었다. 목과 기관지 피부의 건조가 심한 때문이다.

또 가습기는 지난해의 3배수준으로 팔려나가고 있어 재고가 동이 날 지경이다. 자동차판매소에는 정전기를 막는 방법을 문의하는 전화가 빗발치고 있고 정전기방지 시트판매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한국의 겨울가뭄이 수질오염과 식수난이라는 「생존의 문제」로 직결되는데 비해 일본의 경우는 「생활의 문제」라는게 다르다면 다른 점같다.<도쿄=황영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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