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세상을 떠난 프랑수아 미테랑 전 프랑스대통령이 세계의 애도속에 고향에 묻히는것을 보면서 존경받는 전직대통령을 가진 프랑스인들이 부럽다는 칼럼을 쓴적이 있는데, 약간 다른 시각에서 미테랑을 부러워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그 이유를 들어보면 재미있다.단연코 첫째 이유는 미테랑이 아내와 연인사이에서 「환상적 삼각관계」를 유지했다는 것이다. 이십년 이상 그런 관계를 지속할수 있었다면 아내는 바다처럼 너그럽고, 연인은 차마 못 헤어질만큼 애틋했다고 하겠는데, 그런 복많은 남자가 출세까지 하여 대통령직에 14년이나 있었으니 무엇을 더 바라겠느냐는 것이다.
둘째는 미테랑이 전립선암에 걸려 3년이상 투병하면서 세상을 떠나는 날까지 자신의 생에 충실할수 있었다는 점이다. 그는 79세의 고령으로 수술을 받으며 작년 5월까지 대통령직을 수행했고, 회고록 집필을 계속했고, 마지막 시간들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보냈다. 크리스마스는 연인과, 새해는 아내와 보냈고, 주거를 겸한 집무실에서 남은 일들을 정리하며 죽음을 맞았다. 그는 죽기 이틀전 모든 치료를 중단시키고 가까운 이들에게 작별전화를 걸고, 직접 유언장을 썼다.
그를 부러워하게 하는 셋째 이유는 유언장의 내용이다. 유언장에서 그는 장례는 고향에서 가족장으로 치를것, 영결미사는 괜찮지만 추모연설은 하지 말것, 붓꽃과 장미 꽃다발 두개 이외에는 조화를 놓지 말것, 운구는 대통령시절의 경호원 6명이 맡아줄것 등을 당부하고 있다.
그의 인품을 말해주는 세세한 당부중에서 특히 인상적인 것은 추모연설을 금하는 구절이다. 그는 죽어서도 과장된 추도사를 견딜수 없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2차대전중 레지스탕스 동지로 만났던 그의 아내 다니엘여사는 남편을 따라 대통령궁에 입주하지 않고 사저에서 보통시민으로 살기를 고집하면서 인권운동에 헌신했던 열렬한 사회주의자인데, 그의 독특한 개성이 미테랑의 환상적 삼각관계를 가능케 한 열쇠였다.
장례식에 남편의 연인과 그 딸이 참석하도록 배려한것도 다니엘여사였다.
그러나 미테랑의 너그러운 아내를 부러워하는 남자들은 공직자의 사생활, 남자의 사생활뿐 아니라 결혼한 여자의 사랑에도 너그러운 곳이 프랑스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편집위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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