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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속의 뉴욕시장(프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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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속의 뉴욕시장(프리즘)

입력
1996.0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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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초 뉴욕을 비롯한 미국 동북부 일원에는 지역에따라 50㎝에서 최고 80㎝까지 폭설이 쏟아진데 이어 주말에 또한차례 눈이 내려 설국을 이뤘다. 스키와 썰매도 모자라 4륜구동차뒤에 수상스키를 매달아 즐기는 낭만도 잠깐, 곧이어 「눈과의 전쟁」이 이어졌다. 제설작업에 든 비용만도 10억달러에 직간접적인 인명피해도 60여명이나 나왔다.하지만 민방위훈련 한번 안해본 주민들과 시당국이 일사불란하게 사태에 대처해 나가는 모습은 퍽 인상적이었다. 그중에서도 TV를 통해 시민들에게 시시각각 상황을 「보고하는」 시장의 모습은 신선해 보였다.

사건사고현장에 점퍼하나 걸치고 나타나 「보고나 받는」 높은분들의 모습에 익숙한 사람들에겐 더욱 그랬다.

폭설첫날 주비상사태를 선포한 뉴욕시장 줄리아니는 뉴욕시 일원을 돌아본뒤 눈을 툭툭 털며 대책본부에 들어서 『현재 교통상황은… 피해는…』수치와 자료를 줄줄이 대가며 막힘없이 브리핑을 했다.

주의사항도 덧붙여졌다. 『비상전화911은 위급시에만 사용하고, 긴급차량이 아닌 일반차량은 운행을 금지합니다』 눈이 그친 후에도 보고는 수시로 계속됐다.『브루클린의 제설률은 76%, 퀸스는…. 소화전앞의 눈은 꼭 치우세요. 등교길 아이들은 반드시 부모가 동행하세요』세세한 부분까지 잊지않는 시장의 모습은 주민들에게 『그가 상황을 완벽하게 장악하고 있구나』하는 믿음을 주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폭설은 위기대처능력을 갖춘 「행정가 줄리아니」의 모습을 뉴요커들에게 각인시켰다. 동시에 현장을 직접 뛰어다니고 시민들에게 성실히 보고하는 모습이 선거를 치러야하는 「정치가 줄리아니」였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것쯤은 뉴요커들 모두가 알고 있다.

유권자로서의 시민과 행정지역주민으로서의 시민이 별개의 사람이 아니듯, 자치단체장도 「행정가」와 「정치가」를 따로 떼어 하나를 택해야 될 필요는 없다는 것을 폭설속의 줄리아니 뉴욕시장에게서 보게된다.<뉴욕=김준형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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