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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전쟁과 사랑」(TV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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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전쟁과 사랑」(TV 평)

입력
1996.0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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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 호응 아쉬웠던 의욕의 대작/구성 설득력 부족 불구 주제·작품성 등 우수「전쟁과 사랑」(MBC)은 불우했다. 14일 종영된 이 특집드라마는 제작에 기울인 노력이나 작품성등을 고려할 때 시청자로부터 적절한 대접을 받지 못한 셈이다. 이 드라마는 전쟁이란 극한상황 속에서 펼쳐지는 사랑과 처절한 삶의 의지라는 깊이있는 주제를 다뤘다. 인기스타들의 호연과 방송사의 물량지원이 탄탄하게 뒷받침됐지만 기대만큼 시청률을 올리지는 못했다.

같은 시간대에 편성된 SBS 정치드라마 「코리아게이트」의 화제성에 눌렸고, 초반의 분위기가 같은 MBC의 인기드라마였던 「여명의 눈동자」와 흡사하다는 지적등이 부진의 이유로 꼽혔다. 이제는 일제시대나 한국전쟁등 고통스런 역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줄고 있다는 해석도 있었다.

그러나 「전쟁과 사랑」은 역사보다는 개인의 역경묘사에 치중함으로써 규모는 대작이지만 멜로물에 머무른 감이 있다. 여기서 태평양전쟁, 중국의 국공내전, 한국전쟁등은 각각 다른 여성을 만나서 사랑하는 단순한 무대 이상의 의미를 찾기가 어려웠다.

지나치게 많은 것을 담으려 한 의욕이 구성에서 설득력을 떨어뜨린 점도 아쉽다. 평범한 청년 남천이 일본군 군속으로 남방군도에 배치됐다가 인도네시아 처녀와 사랑을 나누고 국공내전이 한창인 중국에 건너가서는 공산주의자를 감화시킨다. 해방정국에서는 평양갑부의 딸과 결혼해 노동자에게 재산을 나누어주는 등 개인의 삶이 지나치게 미화되었다.

이러한 결점에도 불구하고 드라마를 보는 즐거움은 결코 적지 않았다. 해외촬영을 통해 시원하게 담아낸 이국적 풍광, 작은 부분에서도 소홀하지 않았던 치밀함 덕분이다. 거대한 역사의 흐름과 그 속에서 왜소하지만 강인하게 살아가는 개인의 삶을 조명해주는 대작드라마들이 가벼운 일상으로 채워진 트렌디 드라마에 밀려 자리를 잃고 있는 지금의 경향이 아쉬움을 준다.

공연윤리위원회(위원장 윤상철)는 96년도 영화, 비디오, 새영상물, 가요·음반, 청소년 등 7개 분야 전문심의위원에 유재천(서강대교수) 신봉승(극작가) 박명진(서울대교수) 박완서(소설가) 유영종씨(전한국일보 논설위원) 등 53명을, 영화 비디오 새영상 등 3개 분야 상근심의위원으로 김종원(영화평론가) 민헌식씨(전문예진흥원 기획실장) 등 10명을 각각 새로 위촉했다.<김동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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