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숙모습 보여 선처요구 무언압력” 분석여/“여와 조기마무리 물밑교감” 의혹 눈초리야15일 노태우전대통령 부정축재사건에 대한 2차 공판에서 노씨측이 반대신문을 포기한 것은 당장 정치권의 예민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피고인측이 권리이자 방어수단을 자진포기한것은 통념을 벗어난것으로 그 배경과 의도, 그리고 판결에 미칠 영향등에 시선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당사자인 노씨측 변호인들이 이에관한 일체의 부연설명을 덧붙이지 않아 여야는 각기 나름의 잣대로 다양한 해석과 입장을 내놓고 있다.
정치권의 시각은 일단 노씨가 이를 통해 「자숙」의 모습을 보이려하고 있다는 쪽에 모아지고 있다. 노씨가 여권핵심부와 재판부의 「선처」를 기대하고 있다는 얘기다. 신한국당의 한 당직자는 『노씨가 여론동향과 여권의 분위기등을 고려할때 이에 맞서는 것은 더욱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판단을 내린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 당직자는 『아마도 앞으로 열릴 5·18재판도 적극 대응의 장애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야권은 노씨측과 여권사이의 물밑교감이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요컨대 여권이 「아킬레스건」인 대선자금내역의 공개를 막기위해 노씨의 반대신문포기를 종용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이에따른 여권의「반대급부」가 제시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뒤따른다.
공판과정, 특히 검찰과 변호인단의 공방을 통해 무언가 대선자금의 실마리를 찾아낼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야권은 노씨측의 변론포기에 큰 실망감을 표시하며 양측의 교감설에 무게를 싣고 있는 분위기다.
또 대선자금문제가 아니더라도 최소한 총선일정을 의식, 노씨 재판등 일련의 청산정국을 가급적 조기에 마무리하려는 여권핵심부의 의중이 작용했음직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신한국당은 『대선자금이라면 우리도 재판에서 규명되길 바랐다』며 이같은 시각을 일축했다. 오히려 표면적으로는 노씨측 자세가 그리 달갑지 않다는 표정이다. 신한국당의 한 인사는 『노씨의 과거 정치스타일에 비추어 무슨 암수가 숨어있는 게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이런 맥락에서 신한국당에는 『대선자금문제는 여전히 노씨의 대여카드로 잠복돼있다』는 전제아래 『따라서 노씨측의 변론포기는 이 카드를 무기로 이번 재판의 정치적 해결을 요구하는 고도의 상징적 메시지』라는 견해가 상당하다. 다시말해 먼저 자신의 「성의」를 여권에 표시한뒤 이에 상응하는 조치가 뒤따르지 않을 경우 반격을 결행할수도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노씨측 반대신문포기의 궁극적 의도는 여권의 향후 대응방향과 다음 공판에서의 노씨 태도등에 따라 보다 명확한 실체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와는 별도로 야권은 이를 한동안 잠복했던 대선자금문제를 쟁점화하는 고리로 활용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유성식기자>유성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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