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사람에 대한 “담담한 소묘”85년 민중교육지 사건으로 옥고를 치렀던 윤재철시인(43)이 세번째 시집 「생은 아름다울지라도」를 냈다. 94년말 7년여 운영해온 「푸른나무」출판사를 그만둘 즈음 그는 계룡산 갑사와 인근 사하촌에 기거했다. 거기서 만나고 본 사람과 풍경, 당시의 평안한 몸에 깃든 생각들이 시집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다.
『불목하니 노릇을 하면서 심신을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놀릴 수 있는 추상적 대상으로서의 집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집」을 제목으로 쓴 연작시들은 이승을 넘어서 있는 「한울집」의 관념에 비추어 본 현실과 인생에 대한 생각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력답지 않게, 또 다른 의미로 시대가 어려운 듯 그는 「몸이 지치고…/마음이 지쳐야」 시가 써진다고 하고, 「희미하게 석양빛에 물드는 때/나도 돌아가야지/내게도 하루는 덧없이 가고/이제 돌아가 깃드는 일만 남다…」고 읊고 있다. 쉴 곳과 기댈 데를 바라는 시인의 마음은, 하지만 「바압」같은 시에서 보이듯 「영혼의 밥도 좋지만…/밥에 매여 사는 그 삶이 정겨웠다」는 건강한 삶의 욕구에 자리잡고 있는 듯 하다.
윤씨의 시집은 시대에 대한 저항의지를 담아 84년 시선집 「시여 무기여」를 첫 권으로 냈던 「실천문학의 시집」 100권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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