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대상 나문희·정혜선·여운계 등/반짝스타 안부러운 30년 연륜 자랑『젊어서 노역을 해야 연기자로 장수한다』 데뷔시절부터 노역이나 중년 역을 단골로 해온 여자연기자들이 하나같이 장수하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브라운관의 히로인으로 한 동안 뜨거운 사랑을 받은 연기자들은 대부분 결혼 등으로 단명한데 비해, 노역을 마다않고 출발한 여자탤런트들은 연륜과 더불어 빛나고 있다.
이런 사실을 최근 확인시켜준 사람은 KBS일일극 「바람은 불어도」에서 꼬장꼬장한 할머니 역으로 「95 KBS연기대상」을 받은 나문희(54). 63년 MBC라디오 성우 1기로 출발해 69년 TV로 옮겼으나 내내 노역만 하다 34세이던 76년 「여고동창생」에서 처음으로 젊은 배역을 맡아 감격해했다고 한다.
21세인 62년 KBS 2기 탤런트로 연기생활을 시작한 강부자(55)는 데뷔작 「구두창과 트위스트」에서 중매쟁이 할멈으로 출연해 연기력을 인정받은 후 「노역 전문탤런트」라는 꼬리표를 달고 성장했다.
데뷔작에서부터 중년 역을 맡은 것은 정혜선(54)도 마찬가지이다. 61년 방영된 「그 날이 오면」에서 40대 후반의 수다스런 동네 반장으로 출연해 좋은 평을 받았으며 20대 후반부터는 아예 「어머니역」으로 이미지를 굳혔다.
SBS 「LA아리랑」에서 「귀여운 할머니」로 출연하고 있는 여운계(56)는 『65년 TBC에서 연기생활을 시작한 이래 30여년간 노파역이 대부분이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바람은 불어도」(KBS)에서 나문희와 함께 칠성네 할머니로 출연하고 있는 김영옥(58)은 계성여고 3학년때 공연한 연극 「원숭이 손」에서부터 할머니역을 맡았다. 그는 77년 방영된 MBC드라마 「한 백년」에서는 아예 90대 노파역을 했는데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들어 연출자가 야속하게 느껴졌다』고 한다.
「육사생도」라는 별명이 있을만큼 당당한 체격의 김용림(56)도 30대 초반부터 「완고한 어머니」역으로 잔뼈가 굵은 연기자. 특히 MBC드라마 「억새풀」이나 「사랑과 야망」에서 보여준 어머니연기는 일품이라고 정평이 나 있다.<김경희기자>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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