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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테마에」에의 기대/임종건국제2부장(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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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테마에」에의 기대/임종건국제2부장(메아리)

입력
1996.0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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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일본의 하시모토 류타로(교본용태랑)내각의 각료명단이 발표됐을때 먼저 뇌리를 스친 것은 이중에서 누가 먼저 「망언」으로 한국민들의 가슴에 못을박을까 하는 것이었다. 포마드를 발라 넘긴 헤어스타일의 멋쟁이에다 두뇌가 명석한 「정책통」으로 오랜만에 총리다운 총리가 나왔다고 일본인들이 반기고 있는 마당에 이처럼 유감스런 생각을 갖게된 것 자체가 유감이기는 하다.하시모토 총리는 2차대전 전사자유족모임으로 선대부터의 정치기반인 「일본유족회」 회장을 맡아오다가 자민당당수로 선출된후 사임했다. 또 자민당내 보수우익의원단체인 「야스쿠니(정국) 신사를 참배하는 의원모임」의 회장이기도 했다. 각료시절 2차대전 주모자들의 위패를 모아놓은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를 가서 『장관 하시모토의 자격으로 참배를 한다』고 당당하게 말한 그다.

그는 각료시절 중의원답변에서는 한국에 대한 식민지지배의 잘못은 인정하면서도 『중일전쟁은 반드시 침략전쟁이었다고 말할수 없다』고도 했다.

그런 그의 내각각료 21명중 9명이 자민당내 골수우익의원 출신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지난해 종전50주년 국회결의에 결사 반대했던 「종전 50주년 국회의원연맹」소속이고, 이들중 5명은 지난해 일본의 침략전쟁을 「성전」으로 왜곡한 책을 출판한 「역사검토위원회」에 겹치기로 소속돼 있다.

정치성향이 진보적이라는 사회당출신 무라야마전총리조차 망언시리즈의 일익을 맡았던 일본사회다. 그러나 일본 새내각에 한가지 기대되는 구석이 있다. 하시모토 총리는 일본인의 생래적 표현법이라는 「혼네(본음:속마음)와 다테마에(건전:원칙·겉마음)」에 능한 정치인으로 평판이 높다. 첫 각의의 첫 조치가 각료들에게 토의내용에 대한 함구령인 것을 보면 역시 그 답다. 역겨운 망언들을 통해 일본의 정치인들은 한일 과거사에 대한 「혼네」를 신물나게 드러냈다. 하시모토내각은 제발 입에 발린 말이라도 「다테마에」만 잘해줬으면 한다.

기자들에게 「혼네」를 드러낼 일이 있어도 무라야마씨처럼 「오프 더 레코드」가 깨지지 않도록 단속이나 잘 해주면 좋겠다. 「다테마에」도 거듭하다보면 「혼네」로 바뀔지모른다는 것은 애당초 턱없는 기대일 터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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