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인기 업고 효과상승 기대,때론 역효과 내기도CF에는 유명한 영화나 음악, TV 프로그램 등에서 차용한 분위기가 자주 등장한다. 영화 「원초적 본능」속에서 샤론 스톤을 일약 스타덤에 올려놓은 취조장면을 연상케하는 땅콩스낵 「머거본」CF, 드라마 「옥이 이모」의 분위기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라면CF 등 현재 방영되고 있는 것들을 열거하기도 어려울 정도이다.
이들은 유명작품의 인기를 이용해 CF의 광고효과를 높이기 위한 것. 그러나 이렇게 인기의 후광을 손쉽게 얻으려는 시도는 종종 제품의 특성, CF의 전체적 분위기 등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 채 「억지춘향」격으로 전락하는 결과를 빚기도 한다.
영화 「중경삼림」이 인기가 있자 그 삽입곡인 「California Dreamin’」을 배경음악으로 쓴 CF는 스낵과 컴퓨터 등 3∼4가지에 이른다. 이 가운데 (주)대현의 수입의류 브랜드 「나이스 크랍」CF는 광고메시지와 「California…」를 통해 전달되는 영화의 분위기가 가장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
CF가 담고 있는 이야기는 「도심의 온갖 혼잡 속에 던져진 젊은 여성이 이 제품을 통해 비로소 개성과 자아를 찾는다」는 것. CF가 시작되면 「중경삼림」을 연상케 할 정도로 소음으로 뒤덮인 무질서한 도심에 「California…」가 울려퍼진다. 영화속 여주인공과 흡사한 모델이 리듬에 맞춰 가벼운 율동을 보임으로써 영화처럼 도시 젊은이의 우울한 실존을 쉽게 재현한다.
이어 모델만 남겨놓고 도심풍경 전체가 지워지듯이 없어지면서 음악도 사라진다. CF는 적막과 백색 속에 선명해진 모델이 또박또박 발자국소리를 남기고 화면 밖으로 걸어나가면서 『나, 나이스 크랍』이라고 말함으로써 끝난다. 익숙한 멜로디와 적막, 제품로고가 비약적으로 연결되면서 거칠지만 깔끔한 인상을 남긴다. 모델은 일본 「나이스 크랍」의 전속모델 메구로 마키(목흑직희)이다.<장인철기자>장인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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