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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시스 후쿠야마작 「역사의 종언」(우리시대의 신고전: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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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시스 후쿠야마작 「역사의 종언」(우리시대의 신고전:17)

입력
1996.0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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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학·서양철학의 인간학 토대로/자유민주주의 승리 예고80년대 후반 사회주의권의 몰락은 아무도 예상할 수 없었던 세계사의 지각변동이었다. 그러나 미 사회학자겸 정치평론가 프란시스 후쿠야마(44)는 89년 여름 「역사의 종언(The End of History·한마음사간)」을 통해 사회주의의 몰락을 예고해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인류역사를 자유민주주의의 실현을 향한 일관된 전진으로 해석하는 후쿠야마는 「냉전시대의 종말과 함께 이념 전개로서의 역사는 자유민주주의 승리로 끝났다」고 주장했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 히틀러와 스탈린의 대학살, 전체주의이데올로기를 거쳐온 세계사는 자유민주주의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그가 끝났다고 본 역사는 사건이나 사실로서의 역사가 아니라 진보로서의 역사를 말한다.

후쿠야마는 인간의 역사가 진보를 향해 일관된 방향을 갖는다는 이른바 「헤겔의 보편사관」의 입장을 취하는 점에서 마르크스와 함께 「헤겔의 후손」이다. 그러나 공산주의사회를 역사의 마지막으로 예고한 마르크스와 달리 자유주의이념을 역사의 최후로 주장, 각각 헤겔 좌파·우파로 불린다.

후쿠야마의 역사관을 지탱해주는 두 기둥은 근대 자연과학의 발달과 이성을 중시하는 서양철학의 인간학. 기술의 진보와 생산의 효율화는 전지구를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로 몰아간다고 풀이했다.

또 인간의 본성은 욕망과 이성, 튀모스(Thymos·기개)로 이루어져 있어 자연인으로서의 욕망, 경제인으로서의 이성, 명예와 자존심을 위해 목숨을 던지는 튀모스로 인해 인류는 자유민주주의체제로 나갈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그보다 더 나은 체제로의 발전가능성을 제시하지 못했고 구체적 경제·사회적 문제를 뜬구름잡기식 이론으로 풀어나간다는 비판도 받았다.

그는 52년 미 시카고에서 출생한 일본계 미국인. 코넬대에서 서양고전을 전공하고 예일, 하버드대에서 소련외교와 중근동연구등으로 박사학위를 땄다. 81∼82년 팔레스타인자치협상 미대표단원, 90년 미국무부 정책기획부실장을 거쳐 현재 워싱턴의 랜드연구소 정책입안고문을 맡고 있다.<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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