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자금 공개 등 제기·민생정책에도 중점”6·25당시 실종 미군의 유해송환을 둘러싸고 12일부터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계속돼 온 북·미협상이 14일(한국시간 15일) 일단락됐다.
미측은 처음부터 이번 회담에 인도적 목적 이외에 정치적 의미는 없다고 애써 강조해 왔다. 회담이 끝난 후에도 미측은 대외적으로 실종미군 유해송환과 관련된 사항만을 논의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양측은 이번 회담에서 유해송환을 북·미 전반적인 관계개선과 연계시키는 문제에 관해 깊숙한 논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측은 이제까지 북한이 내준 2백여구의 유해중에는 동물뼈등이 많이 섞여 있어 북한측의 유해발굴을 신뢰할 수 없다고 강조해 왔다. 때문에 북한의 관계자들을 미육군 중앙유해감식센터가 있는 하와이로 불러들여 미국의 첨단기술을 견학시킨 뒤 미측 전문가가 참여하는 공동조사단 구성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 대표단의 면면을 보면 이번 회담에 정치적 의미가 없다는 설명은 설득력이 약해 질 수밖에 없다. 북측 단장 김병홍 군축 및 평화연구소 부소장은 대미 평화협정 체결공세를 주도하고 있는 브레인이다. 지난해 11월 뉴욕에서 평화협정등과 관련된 북·미 비공식세미나에 참석한 일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은 회담 현지에서 의제와 관련, 『유해문제를 비롯, 쌍방의 관심사를 깊이 있게 논의할 것』이라고 말해 의제가 유해송환 문제에 국한되지 않았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유해송환 협상에 임하는 이제까지의 미측 기본입장을 감안하더라도 이번 협상이 무시 못할 정치적 의미를 갖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우선 미국은 실종 미군 유해송환 문제를 ▲미사일 수출금지 ▲북한군 병력의 후방 재배치등과 함께 북·미간 대사급 외교관계 수립의 중요한 조건으로 삼고 있다. 때문에 이번 회담은 북·미간에 전면적 관계개선을 위한 협상이 사실상 공식화했음을 의미한다. 또 이를 계기로 미사일 수출금지등 다른 분야의 북·미협상이 촉진될 가능성도 매우 높다고 봐야 할 것 같다.<고태성기자>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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