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게 깎은 쇠뿔에 그림그려 나무에 접착옛사람들은 손재주가 뛰어났다. 눈에 보이는 것은 뭐든 재료로 삼아 기가막힌 물건들을 만들어 냈다. 화각도 다른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우리만의 독특한 손재주가 만들어낸 공예기법이다.
화각은 쇠뿔을 종이장처럼 얇게 깎아 그 표면에 물감으로 그림을 그려 나무나 대나무 표면 위에 붙인 것으로 18세기 영·정조이후 널리 사용됐다.
화각은 주로 부유층의 규방 세간살이에 쓰였다. 손거울 참빗 경대 등 화장도구는 물론이고 실패 자 바늘집 반짇고리 등 바느질 용구에도 사용됐다. 더러 사랑방의 붓이나 필통 장도 등에도 쓰였다. 그러나 조선말 이후 쓰임새가 줄어들면서 몇몇 장인들을 중심으로 겨우 명맥만 이어오고 있다.
전통 화각장인 이재만씨는 화각을 이용한 액세서리 제작에 남다른 관심을 쏟고 있다. 거울이나 작은 함 등은 물론이고 줄타이 같은 현대적인 작품도 만들고 있다.
화각 줄타이는 1길이의 줄에 화각 장식이 펜던트처럼 끼워져 있다. 남자들은 화각장식을 목부분까지 올려 넥타이 대용으로, 여자들은 화각을 느슨하게 해 목걸이로 쓸 수 있다. 줄타이에 그려지는 그림은 대개 옛 민화로 독특하고 강렬한 색상과 디자인이 액세서리로도 그만이다. 한개를 만드는데도 최소한 2∼3일이 걸릴 정도로 잔손이 많이 간다. 경복궁내 전통공예미술관(02―739―5987)에서 살 수 있다. 2만∼6만원선.<김지영기자>김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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