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의사 명백 귀순 시간문제” 낙관/잠비아 친북성향… 신변안전도 신경주잠비아 북한대사관 3등서기관인 현성일의 부인 최수봉씨(36)가 주잠비아 우리 대사관에 정치적 망명을 신청해 옴에 따라 정부는 최씨의 귀순을 실현시키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최씨가 우리 대사관에 의해 납치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잠비아 정부에 신병인도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정부는 일단 최씨의 망명의사가 명백하고 한국사회를 동경해온 사상적인 이유가 망명동기로 파악된 만큼 최씨의 귀순은 시간문제라고 보고 있다.
다만 북한 외교관의 부인이 우리에게 정치적 망명의사를 밝혀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잠비아 정부와의 외교적 교섭에 상당한 주의와 치밀함이 필요하다는 게 정부 당국자들의 판단이다.
특히 69년 수교한 이후 잠비아와 전통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 온 북한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치열한 방해공작을 펼것이 분명하다. 때문에 정부는 최씨의 신변안전 보호와 함께 자유의사의 확인이 최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보고 잠비아 정부에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잠비아 정부가 현재까지는 공정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면서 『외교관 부인은 아니지만 91년 5월 북한 외교관인 주콩고북한대사관의 고영환전참사관이 귀순해 온 선례가 있다』고 말해 최씨의 귀순실현을 낙관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는 우선 최씨의 자유의사를 객관적으로 증명하기 위해 잠비아 정부및 공신력있는 국제기구에 최씨의 의사를 확인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잠비아 정부는 유엔난민고등판무관(UNHCR)과의 협의아래 최씨의 자유의사를 확인하고 있다. 정부는 잠비아 정부와 최씨의 신변안전문제를 협의한 끝에 7일 우리측 대사관을 찾아온 최씨의 신병을 11일 일단 잠비아 정부에 인도 했다. 잠비아의 북한대사관 직원이 우리 보다 월등히 많아 최씨의 신변보장이 위협받고 있는 데다 납치를 주장하는 북한에 불필요한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한 조치이다.
그러나 잠비아 정부는 텐스 카포마 외무차관이 최씨를 면담한 이후 최씨의 신변상태를 북한대사관측에 통보해주는 등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하는 모습을 분명히 하고 있다. 정부가 최씨의 국내 송환을 낙관적으로 보면서도 잠비아 정부를 필요이상으로 자극하지 않으려는 것도 이때문이다.
UNHCR가 개입한 상태에서 자유의사 확인과정을 거쳐 최씨를 국내로 데려올 경우 해외에서의 북한 망명자를 처리하는 중요한 선례가 된다는게 정부당국자들의 설명이다.
정부는 최씨의 경우가 잇따르고 있는 북한상류층의 망명자처리에 좋은 선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태성기자>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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