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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보다 귀한 물”식수난 최악/목타는 남부/본보 취재팀 현지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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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보다 귀한 물”식수난 최악/목타는 남부/본보 취재팀 현지르포

입력
1996.0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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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 3개월째/저수지·우물 이미 바닥/개천에 고인물 끓여 목 축이고/“올 농사는 어떻게 지을까” 한숨저수지와 우물은 이미 바닥을 드러낸지 오래다. 물이 쌀보다 귀하다. 영호남 지방의 겨울가뭄이 3개월째 이어지면서 남부는 목이 타들어 가고 있다.

『사람 먹는 물도 부족한데 올 농사를 어떻게 지어야할지 걱정이 태산같습니다』 13일 하오 전남 해남군 삼산면 봉황리 어성교 수중보에서 실날같이 고인물을 양수기로 끌어올리던 김복순씨(75·삼산면 용암마을)는 무심한 하늘을 쳐다보며 한숨만 쉬었다.

김씨는 『마을 공동샘마저 말라버려 식수는 수맥이 좋은 이웃집 지하수를 이용하고 빨래는 개천에 고인 물을 쓰고 있다』며 『94년부터 가뭄이 계속되고 있어 삼산천에 양수기 소리가 그칠 날이 없다』고 말했다.

해남군 문내면 2천 6백여 주민들의 식수원인 석교리 심동제는 총저수량 6만3천톤 가운데 현재 8천7백톤 밖에 남지 않아 곧 바닥을 드러낼 기세다. 주민들은 3일에 한번씩 서너시간만 수돗물이 졸졸 나와 지하탱크에 고인 물을 끓여 마시고 있다.

전남지역에서 가장 먼저 격일제 급수에 들어간 고흥군 고흥읍의 신흥마을 주민들은 대형 플라스틱 물통 2개를 마을 앞에 두고 3일에 한번씩 소방차로 운반해온 물을 모아 나눠 쓰고 있다.

1주일에 한차례 오는 급수운반선에 목을 매고 있는 경남 통영시 산양읍 일대 4개 섬마을 등 1천8백여명의 주민들은 집집마다「식량보다 귀한 물」을 아끼려고 하루 세끼밥을 한번에 짓고 빨래는 바닷물에 한 후 세수한 허드렛물로 헹구고 있다.

가뭄은 내륙지방의 수질과 토양도 크게 악화시켜 환경오염에도 비상이 걸렸다.<해남·통영=김종구·이동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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