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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하시모토 정권 등장(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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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하시모토 정권 등장(사설)

입력
1996.0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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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시모토 류타로(교본룡태랑)자민당총재가 일본총리가 됐다. 이로써 자민당은 2년6개월만에 다시 총리를 배출한 집권여당이 됐다. 연립 제1당이 총리를 차지함으로써 책임소재가 확실해진 것은 환영할 만하지만 야합에 의한 정권창출이란 비판이 만만치 않아 자민당의 컴백이 오히려 일본정계 개편과 조기총선의 촉진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하시모토 정권의 탄생에 따른 우리의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 대외정책의 추이다. 그가 「강한 일본」을 외쳐온 보수우익의 상징적인 인물이란 점에서 일본의 대외정책 변화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하시모토의 등장으로 일본의 보수우익바람이 더욱 거세질 것이란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제1야당인 신진당의 당수에도 역시 강한 일본의 신봉자인 오자와 이치로(소택일랑)가 당선된바 있다. 앞으로 일본정계는 하시모토와 오자와의「보·보」대결의 부추김을 받아 더욱 보수성향으로 흐를 것이 확실하다. 이것이 한일관계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된다.

조짐은 벌써 나타나고 있다. 연립3당은 정책합의에서 침략전쟁등에 대해 「과거 전쟁의 반성」을 앞세웠던 무라야마(촌산)정권때와는 달리 「역사의 교훈과 반성」으로 얼버무리는등 한발 물러섰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전후 50년간 곪아온 금융등 각종 부조리가 한꺼번에 터짐에 따라 연립 제2당 출신이란 벽을 넘지 못하고 주저앉았지만 역대 어느 총리보다 전후청산을 위해 노력했다. 무라야마 정권이 이룩한 전후청산 기조를 더욱 확고히 하는 것은 일본의 국익에도 부합되고, 또한 전세계가 이를 지켜보고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현재 한일간에는 무역역조 시정, 과거청산등 많은 문제가 얽혀 있다. 이중 한일과거사에 대한 인식문제는 잠재적 폭발력을 지니고 있다. 하시모토 총리는 전몰유족회장을 역임한데다 침략전쟁을 합리화하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바 있다. 이같은 역사인식은 무라야마 전 총리가 구축한 전후처리 기조와 동북아안정을 뒤흔들 위험성마저 있어 경계하지 않을수 없다.

가장 우려되는 것이 일본의 대북한 정책의 변화다. 앞으로 일본의 대북한 행보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가토 고이치(가등굉일)간사장등 자민당 간부가 대북한 파이프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이러한 가능성은 높다.

현재 남북한관계는 어느 때 보다 경직돼 있다. 일본의 대북한 접근은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안정을 해치지 않도록 신중해야 한다. 21세기 아시아 태평양시대를 평화롭게 열기 위해서도 남북한 긴장완화와 조화를 이루는 대북한정책과 올바른 역사인식은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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