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종교분쟁·인권탄압·기근에 줄이은 고향탈출/작년 국지전 27건·인종청소 겹쳐 대규모 “엑소더스”/인구 205명당 1명꼴… 자국도피 합하면 5,000만명/미 등 봉쇄정책 “인색한 대응”… 국제협력논 대두1996년은 유엔이 정한 「빈곤퇴치의 해」이다. 빈곤은 선후진국을 가릴 것 없이 세계 도처에 널려 있지만 난민이야말로 빈곤의 황야에 내팽개쳐진 문명사회의 질병이다. 작년말 현재 세계의 난민은 2,740만명으로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난민발생의 원인도 전쟁 기근 테러 마약 종교 등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고 난민의 양태도 「고국을 등진 사람」에서 「자국내 난민」으로 복잡해지고 있다. 한반도 북쪽이 지금 기근으로 거대한 난민촌화할 우려가 짙어가고 있어 난민문제는 우리에게도 「강건너 불」이 아니다.<편집자 주>편집자>
세계 곳곳이 매년 늘어나는 난민문제로 골치를 앓고있다.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전세계 난민의 숫자는 모두 2,740만명으로 91년 1,700만명, 93년 2,300만명에 이어 계속 증가세를 나타내고있다. 이같은 난민의 규모는 전세계 인구중 205명당 1명의 꼴로서 난민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단적으로 증명해주고 있다.
또 타국가로 피란가지 않고 자국내에서 도피한 숫자까지 합치면 5,000만명으로 인구 115명당 1명꼴이나 된다.
난민의 증가세가 누그러지지 않는 주된 이유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민족이나 지역분쟁이 그치지 않고있기 때문이다. 미중앙정보국(CIA)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만도 국지전이 27건이나 발생, 수많은 난민들이 고향땅을 등지고 피란을 가야만 했다.
특히 세계의 화약고로서 민족간의 살육전을 벌이면서 「인종청소」까지 겪었던 구유고지역의 경우 난민이 지난해에만 약 84만여명에 달했다. 르완다의 경우 소수족인 투치족이 후투족정권을 무너뜨리는 과정에서 인구 750만명중 50만명이 희생됐고 200여만명의 난민이 발생하는 비극을 겪기도 했다.
민족간의 갈등으로 야기된 내전이나 지역분쟁 이외에도 각종 종교분쟁, 인권탄압등 정치적 이유, 기근등 경제적 이유등을 비롯 테러, 마약전쟁등으로 난민이 발생하고 있다.
탈냉전이후 더욱 증가세에 있는 난민의 발생을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있는 방법은 유엔등 국제기구가 나서 지역이나 종교분쟁등을 예방하거나 조정하는 것이지만 관련국들간의 이해관계가 날카롭게 대립,해결이 쉽지않다.
경제적 이유로 피란가는 난민들도 자국의 식량사정등 상황이 호전되지 않을 경우 고향땅으로 돌아갈 수없는 형편은 마찬가지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고향를 등진 난민들은 보다 자유롭고 안전하며 생활여건이 나은 국가들로 몰려들고 있고 서유럽등 선진국들은 이들의 처리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현재 유럽에서 난민으로 유랑하고 있는 인구만도 약 600만명이나 되며 국적별로 볼때도 아프리카 중동 국가를 비롯, 구유고와 동구등 매우 다양하다. 사회복지문제로 정부가 재정긴축을 추진하고 있는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등은 더이상 난민들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있다. 서유럽 각국들에서는 이미 유입된 난민들로 인해 각종 범죄등은 물론 인종차별문제까지 일어나는 등 심각한 사회문제가 돼 있다.
미국은 지난해 쿠바에서 「조직적」인 난민이 유입되자 이들의 입국을 불허하는등 봉쇄정책을 취하기도 했다.
선진각국들은 국내사정을 들어 비자발급규정과 망명절차의 강화등 대난민장벽을 높이 세우는 한편 정착금지원에도 인색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난민구호에 앞장서고 있는 UNHCR의 예산이 94년 13억70만달러였으나 지난해는 12억7,820만달러로 줄어든 것을 보면 선진각국들이 입으로는 인도주의를 내세우고 있으나 실제로 호주머니에서 돈을 꺼내는 데는 인색하다. 때문에 난민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세계각국이 보다 관심을 갖고 공동협력하는 구체적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견해가 유엔등에서 나오고 있다.<이장훈기자>이장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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