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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보트피플/“우리의 전쟁은 아직도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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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보트피플/“우리의 전쟁은 아직도 계속”

입력
1996.0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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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복 두렵다” 송환거부… 3만여명 20년째 미제로베트남 「보트피플」에게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베트남전쟁이 끝난지 20년이 넘었지만 3만8,000여명(95년 11월말 현재)의 보트피플은 여전히 정착할 곳을 찾지 못한채 국제미아로 남아있다.

홍콩과 동남아, 일본등 9개국에 분산 수용돼 있는 이들은 75년 종전이후 90년까지 베트남을 탈출해온 160여만명중 마지막 「미결」 난민들이다. 유엔은 지난해 3월 이들을 95년 12월31일까지 모두 본국송환하기로 결정했으나 난민들의 반발로 뜻을 이루지 못해 또다시 새해의 과제로 남게 됐다.

이들 보트피플은 『보복받을 게 뻔한 베트남으로는 절대 돌아갈 수 없다』며 자신들은 어디까지나 『공산 베트남의 정치적 압박을 피해 탈출한 정치적 난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보트피플 문제해결을 맡고 있는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의 입장은 이와 정반대다. UNHCR의 루스 마셜 대변인은 『보트피플은 정치적 망명자가 아니라 불법이민에 불과하다』고 잘라 말한다.

UNHCR의 고민은 송환에 반대하는 이들을 막무가내로 배에 실어 베트남으로 데려갈 수는 없을 뿐 아니라 방치하기도 어렵다는 데 있다. 보트피플의 절반이 넘는 2만여명이 수용돼 있는 홍콩이 당장 문제다. 내년 7월이면 홍콩을 접수하게 될 중국이 난민문제의 선결을 요구해놓은 상태기 때문이다.

잇단 폭동과 말썽으로 각국이 더이상 수용을 기피하는 것도 문제. 게다가 유엔으로서도 「없는 살림」에 이들을 언제까지 돌볼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미국등 서방으로의 이민. 경제적 기회가 빈약한 베트남보다는 미국으로 가서 아메리칸 드림을 이뤄보자는 소망이다.

미국은 종전후 20년간 42만5,000명의 베트남 난민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94년말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한 후 이민축소법안을 강력히 추진, 더이상의 보트피플을 수용하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UNHCR은 현재의 추세라면 보트피플 문제가 완전히 매듭지어지려면 21세기가 돼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베트남이 송환난민들에 보복조치를 취하지 않을 뿐 아니라 베트남 경제가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점을 들어 보트피플에 대한 송환설득이 의외로 쉬워질 것이라는데 작은 희망을 걸고 있다.<배연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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