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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1/한국적 정서·현실 담아야/영상수출,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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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1/한국적 정서·현실 담아야/영상수출,무엇이 문제인가

입력
1996.0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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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에만 신경 외국작품 베끼기 급급/「서편제」 같은 우리 영상 창출 노력해야『한국영화에서까지 햄버거 냄새를 맡긴 싫다』 지난해 11월 내한했던 모리츠 하들렌 베를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의 말이다. 그는 『한국영화는 베끼기가 많다. 나는 한국적 정서를 재창조해 낸 영화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을 올해 본선 진출작으로 골랐다.

그의 지적은 뼈아프다. 물량공세의 할리우드 오락물과 달리, 영화 수출의 명암이 국제영화제 결과와 직결되는 현실에서 더욱 그러하다. 그만큼 한국영화에는 우리의 정서 현실 색깔 그릇은 보이지 않고, 할리우드영화의 조악한 모방이 활개를 치고 있다. 중국의 장이모와 첸 카이거, 타이완의 리안 감독등이 독특한 영상언어로 세계를 놀라게 해도 한국영화는 자기반성을 하지 않는다. 대기업까지 현실성과 정서가 실종된 「국내용」 코미디에 정신을 팔고 있다.

그 결과 최근 3년동안 국제영화제에서 이렇다할 수상실적이 없었다. 당연히 한국영화가 해외에서 벌어들인 돈도 117만달러(한화 약8억7,550만원)에 불과했다. 상영중인 할리우드외화 「컷스로트 아일랜드」수입가격이 500만달러임을 보면 초라하기 그지없다. 93년 칸영화제 작품상을 받은 중국의 「패왕별희」와 비교해 볼때 문제점은 많지만, 그나마 「서편제」가 그해 일본에 22만달러(약 1억6.500만원)를 받고 수출한 것이 단일국가 단일작품으로는 사상 최고였다.

그릇의 개발도 중요하다. 매년「서편제」같은 작품이 여러편 나오지만 상투성으로 외면당했다. 이정국감독은 『왕자웨이 영화가 주목을 끄는 것은 그 독특한 영상언어로 살아나는 미학 때문이다. 우리도 역사의식과 정서를 어떻게 이야기할 것인가에 대한 연구와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올해 박철수감독의 「301, 302」가 한국영화로는 최초로 미국 15개 도시, 75개극장에서 상영된다. 컬트적인 요소가 강한 이 작품을 미국 애로우사가 50만달러(한화 약 3억7,500만원)의 광고비까지 들여 배급을 자청한 것은 왜일까. 그것은 두 여자의 상반된 심리를 그리는 틀이 탄탄하면서도 새로웠기 때문일 것이다.<이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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