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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2세 바이올리니스트 트리샤 박(달리는 지구촌 한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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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2세 바이올리니스트 트리샤 박(달리는 지구촌 한인들)

입력
1996.0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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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커스 주커만과 전속사 동료로 활동/10여차례 화음 “보석같은 음악가” 격찬/94년엔 뉴욕필 협연 미 음악계 기린아소수정예 예술가들을 전속으로 두고 있는 클래식음악 매니지먼트사 「셜리 커쉬바움」에는 두명의 바이올리니스트가 있다. 한명은 아이작 스턴, 이츠하크 펄먼과 더불어 현존 세계3대 바이올리니스트로 꼽히는 핑커스 주커만. 다른 한명은 이제 갓 소녀티를 벗은 한국인 2세 박소연양(18·미국명 트리샤 박·줄리아드 음대2년)이다.

이미 10여차례가 넘는 협연을 통해 박양과 호흡을 맞춰온 주커만은 그에게 『보석같은 음악가』라는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 박양은 10세때 고향인 시애틀서 열린 「영 아티스트 컴피티션」에서 우승한 이래 줄곧 「천부적인 재능의 10대 바이올리니스트」로 미국음악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이츠하크 펄먼, 미도리 등 수많은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를 키워낸 음악계의 대모 도로시 딜레이와 강효교수가 그를 지도하고 있다.

박양은 94년 클래식의 전당 링컨센터내 에이버리피셔홀에서 뉴욕필하모닉과 협연, 세계정상을 향한 첫발을 내디뎠다. 뉴욕타임스는 『세련되고 정제된 음과 인상적인 테크닉을 보여줬다』고 호평했다. 그의 연주를 지켜봐온 음악계의 평가는 「지적이고 우아하며, 풍부하면서도 잘 정제된 연주」라는데 모아진다.

『듣는 사람의 생각과 관점, 성격에 따라 연주는 다르게 들리지요. 아무튼 모두들 과분한 평가들을 해주는데 대해 감사하고 기분이 좋습니다』 미국서 태어난 2세치고는 또렷한 한국말로 대답하는 박양은 나이에 걸맞지 않은 어른스러움과 겸손함을 지녔다. 연습시간 틈틈이 읽고 습작해온 시와 소설이 음악적 감성은 물론 인간적 성숙에도 한자락 보탬이 되고 있음을 엿보게 된다.

『현악기가 지능발달에 도움이 된다기에 바이올린을 가르쳤을뿐 음악가가 되기를 기대하거나 강요한 적이 없다』는 아버지 박창식씨(53·의사)와 어머니 임선형씨(47·의사)의 극성스럽지 않은 뒷받침도 깊이있는 연주를 위한 밑거름이 되고 있다.

어린 「천재」들이 너무 많은 세상에 박양의 나이는 결코 어리다고 할수가 없을지 모른다. 『남보다 늦었다고 초조하거나 그러진 않습니다. 이제 겨우 18세인걸요. 아무튼 「어린, 10대」또는 「동양인」 「여자」같은 수식어가 붙지 않는 그냥 바이올리니스트로 불려지고 싶습니다』

박양은 아직 한국에 와보지 못했다. 『인사드리지 못한 친척들도 뵙고 고국에서 연주할 기회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고 말하는 박양. 하지만 유럽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공연 등 이미 꽉 짜여진 올해 스케줄이 그의 발목을 붙들고 있다.<뉴욕=김준형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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