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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언남발 일 역사의식 정당성 상실/주가쿠 아키코(발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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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언남발 일 역사의식 정당성 상실/주가쿠 아키코(발언대)

입력
1996.0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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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합방조약은 비인간적 처사 인정해야/침략·불법지배의 잘못 일본인으로서 반성한일합방으로 일본이 한국에 좋은 일을 했다고 망언, 한국민의 공분을 불러 일으켰던 에토 다카미(강등륭미)전일본총무청장관이 지난 4일 또다시 『일본은 한일합방을 반성할 필요가 없다』고 말해 물의를 빚고있다.

지난해 무라야마 도미이치(촌산부시) 당시 총리가 『한일합방조약은 법적으로 유효하게 체결된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말썽을 빚은지 얼마되지 않아 일본 정치인들의 망언이 거듭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일본인들의 이러한 인식이 과연 법적으로 또는 역사적으로 정당성을 지닌 것인지 숙고해 볼 필요가 있다.

만약 합방조약이 합법적이며 유효하게 체결된 것이라면 포츠담선언과 한국독립은 불법적인 것이고 한국은 지금도 여전히 식민지상태인 셈이다. 또 65년의 한일조약도 일본이 국가가 아닌 불법적인 「집단」과 체결한 것으로 무효가 되는 셈이다. 결국 문제는 한일조약이 과거의 합방조약을 정당화시켰고 그 이전의 여러조약 및 협약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일본은 강화도조약이나 그밖의 여러협약을 근거로 언제든지 한국의 주권을 요구할 수있게 되어 있다.

본인이 대표를 맡고 있는 답책회의(일본의 침략책임 답책회의)는 90년 발족된후 한일양국 학자들을 초청해서 일본의 침략책임을 지적하는 심포지엄을 여러 번 개최해 왔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한일조약이 얼마나 비인간적인 조약이며, 우리 일본인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얼마나 결여한 자들인지를 깨달았다. 우리는 지난해 2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한국학자들과 공동으로 「한일조약 폐기와 신조약체결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45년 8월15일. 그날은 일본에 불법점령되어 반세기 가까이나 압제에 시달렸던 한국 사람들이 광복을 되찾은 날이다.

그날 이후 지금까지 우리 일본인과 일본정부는 스스로 범한 침략과 불법지배 및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부정에 대해 무반성, 무답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우리 일본인은 이러한 비인간성을 그대로 지닌채 21세기로 향할 것인지, 끊임없이 문책받고 있는 것이다.

양국간에 법적 구속력이 없는 사죄서한이나 역사의 공동연구만으로는 문제의 본질적 해결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한일조약 폐기와 신조약 체결이야말로 한국과 일본이 진정한 신뢰와 우호관계를 이룩하고 우리 일본인들이 양심과 인간존엄성을 회복할 수 있는 길이라고 믿는다.<수악장자 전경도부립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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