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정치권에서 요구하고 있는 증시부양책 때문에 적지않게 마음고생을 하고 있는 모양이다. 여당의 희망은 최소한 오는 4월 총선 때까지는 안정된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인데 지금 시장 여건으로는 그렇게 해줄 만한 뾰족한 수단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신한국당의 김종호정책위의장은 지난 8일 정부측과의 당정협의 결과를 설명하면서 『증시안정을 위해 그동안 정부와 협의를 해왔으며 조만간 대책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회의측에서도 김대중총재가 거래소 방문의사를 밝히는 등 관심을 표명하면서 은근히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한다. ◆주가가 올라가는 것을 싫어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투자자는 물론이고 투자를 하지 않는 사람들도 주가가 올라 손해 볼 일은 없다. 증시불안은 경제불안을 초래하고 전체 국민경제에도 여러가지 해독을 끼친다. 정치권에서 주가폭락을 걱정하는 것도 당연한 일일 수 있다. ◆그러나 선거를 앞두고 표를 의식해서 증시부양을 요구하는 것이라면 그 의식수준이 한심한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요즘 세상에 그 정도 속보이는 선심으로 표를 내줄 유권자도 없으려니와 국정을 운용하는 자세에도 문제가 있는 것이다. 얄팍한 선심정책으로 표를 낚아보려는 구태는 오히려 감표요인이다. ◆선거때만 되면 국정이 문란해졌던 것은 표를 의식한 선심정책이 남발됐기 때문인데 이제는 그런 추파에 넘어갈 유권자가 없다. 선거를 앞두고 행정이 문란해지는 것은 경멸의 대상이 될 뿐이다. 유권자들의 의식수준도 높아졌고 세상도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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