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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 밀수 미제 담배 판친다/EU국 담배세높아 값 세계최고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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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 밀수 미제 담배 판친다/EU국 담배세높아 값 세계최고수준

입력
1996.0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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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제재 경미 떼돈벌이 암거래 성행/역내업체도 “세 낮춰야 경쟁력”주장유럽연합(EU)국가들이 밀수담배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해외에서 밀반입되는 불법 담배의 암거래가 성행, 각국정부가 단속인력을 증강하고 공조수사를 벌이는등 다각적인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유럽지역에 밀수되는 담배는 거의 대부분 미국산 유명 브랜드인데 유럽의 몇몇 항구를 통해 밀반입되어 유럽전역에 뿌려지고 있다. 특히 남부유럽지역에서 밀수담배가 판을 치고 있다.

수사당국자들에 따르면 밀반입 거점은 네덜란드의 로테르담,벨기에의 앤트워프, 스페인의 지브롤터, 유고슬라비아의 아드리아해안지역 항구들이다.

미국에서 직접, 또는 제3국을 통해 선박편으로 이들 항구에 밀반입된 불법담배는 곧바로 트럭등을 통해 육로로 각국의 도매상에 집하되어 담배취급허가가 없는 도심의 소형 식료품상이나 술집등에 넘겨져 일반 소비자들에게 은밀히 팔려나간다.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등에서는 일부 공식 담배상들조차 이런 밀수담배를 취급하고 있을 정도다.

유럽에 밀수담배가 성행하는 것은 이들 국가들의 공식 담배값이 워낙 비싸 밀수담배 취급상들이 큰 판매마진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지역의 담배값은 세계최고 수준이다.

가령 한국에서 1갑에 1,000원 하는 미제 말보로담배가 영국에선 3,400원,프랑스에선 2,600원이다. 유럽연합의 국가들이 국민건강과 전매수입등을 고려해 고가정책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연합 회원국들중에는 담배세의 비중이 전체 소비자가격의 70%이상을 차지하는 나라들이 적지 않다. 밀수담배를 파는 암거래상은 담배세에 해당하는 불법 마진을 취할 수 있는 것이다.

밀수담배는 일반적으로 합법적인 담배와 똑같은 가격에 일반소비자들에게 판매된다. 이는 공식 담배상의 경우 밀수담배라는 사실을 소비자들에게 감추기 위한 것. 담배취급허가가 없는 소형 슈퍼마켓이나 술집들 역시 밀수담배를 합법적 담배와 똑같은 가격에 판매하는데 이는 그만큼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주말에 담배가 떨어진 애연가들은 이런 슈퍼마켓이나 술집에서나 담배를 구할 수 있다. 프랑스 파리교외의 주택가 식음료상에서도 이같은 밀수담배가 쉬쉬하며 팔린다. 신원이 믿을만한 단골 손님에겐 공식가격보다 싸게 파는 점포들도 있다. 그래서 이탈리아의 나폴리같은 곳에서는 미제담배가격이 이중화해 있다.

밀수담배를 방지하기 위해 각국정부들이 국경감시를 강화하며 수시로 일제단속에 나서 적발건수도 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밀수행위는 여전히 증가추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담배 밀수행위에 대한 법적 제재가 경미한 탓이다.

현행법의 한계로 담배밀수범들은 대부분 벌금형으로 풀려나오고 있다. 밀수의 리스크보다 판매마진이 훨씬 매력적인 것이다.

이같은 밀수담배로 각국정부는 담배전매세가 감소하고 있는 것에 더해 자국 담배제조업체들로부터 『밀수가 성행하는 것은 담배세가 높기 때문이니 세금을 낮춰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압력을 받는등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파리=송태권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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