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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표 공천권 행사 “옛 정 고민”/신한국당 TK 교통정리 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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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표 공천권 행사 “옛 정 고민”/신한국당 TK 교통정리 전권

입력
1996.0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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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모아준 동지 물갈이 곤혹”/경북선 재공천 4∼5곳 불과/대상자 적극 설득 반발 최소화 노심초사신한국당 김윤환대표의 집무실은 연일 외부인사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최근 15대총선 공천을 앞두고 물갈이와 관련한 온갖 소문이 나돌자 더욱 그렇다. 자신의 정치생명을 확인하려는 의원들의 면담신청이 줄을 잇고 있다.

공천탈락 여부를 묻는 의원들의 질문에 김대표는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무엇보다 김대표가 곤혹스러워하는 부분은 자신이 대표성을 인정받고 있는 대구·경북지역에 대한 공천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옛정」을 생각하면 모두 보호해야할 사람들이지만 현재의 상황이 그처럼 간단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구지역의 경우 현역지구당위원장의 교체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경북은 그렇지 않다. 경남에 버금가는 대폭 물갈이가 예상되고 있다. 현재의 지역여론을 감안할 때 안이하게 대처하다가는 참패한다는 위기감이 신한국당내에 팽배하다. 경북의 20개 선거구중(일부 선거구조정 고려) 재공천이 확실한 곳은 김대표를 포함해 4∼5군데에 불과하다.

김영삼대통령은 다른 곳은 몰라도 대구·경북에 대해서는 김대표의 의견을 상당부분 반영하겠다는 뜻을 갖고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이같은 의지가 김대표에게 전달됐다는 후문이다. TK지역의 공천권은 사실상 김대표에게 전권을 위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김대표의 고심은 더욱 깊어질 수 밖에 없다. 경북의원은 대부분 지난해말 당이 어수선할 때 김대표에게 힘을 실어준 것도 사실이다. 인간적인 측면에서 외면하기 어려운 처지이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구제할 수도 있다. 하지만 김대표는 단순히 인간적 관계에만 매달릴 수 없는 입장이기도 하다. 공천에 대한 권한은 곧바로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김대표가 현역의원들을 무조건 끌어안고 갈 경우 총선결과에 따라 자신의 위상에 치명적 상처를 입게될 가능성도 없지않다. 오히려 물갈이에 적극 나서는 것이 선거를 위해서나 김대표의 향후입지를 위해서나 바람직하다는게 주변의 판단이다. 실제 김대표도 물갈이가 필요한 지역은 과감히 교체하고 당사자들을 설득하겠다는 생각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김대표의 이같은 구상은 현실적인 난관을 안고있다. 공천의 뚜껑이 열리기 전에 의원들이 동요한다면 김대표의 존립기반이 흔들리게된다. 공천에서 탈락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지지도가 떨어질 것을 우려하는 낙천대상 의원들이 무더기 탈당을 강행한다면 김대표로서는 난감한 일이다.

김대표는 최근들어 『지역을 볼모로 하는 정치를 하지 않겠다』는 얘기를 자주 하고있다. 『TK지역을 대표하는 정치인이라기 보다는 전국적으로 보수중산층을 대변하는 정치인이 되겠다』고 말한다. 이는 총선이후 자신이 모종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미가 깔려있는 듯하다. 자신을 떠받치고 있는 세력을 스스로 잘라내야 하는 김대표는 특유의 웃음으로 말을 대신하는 일이 부쩍 잦아졌다. 그래서 그는 요즈음 상심에 젖어있다.<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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