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김탁환 장편 「열두마리 고래의 사랑이야기」 내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김탁환 장편 「열두마리 고래의 사랑이야기」 내

입력
1996.01.09 00:00
0 0

◎신화적소재 자유의 갈망담아/환상적요소 현실과 결합 다양한 변주자유로움을 향한 갈망으로 가득한 청년의 푸른 날, 가족과 이웃의 운명적인 삶등을 신화적 상상력으로 그린 독특한 소설이 나왔다. 서울대대학원 국문과에서 한국고전소설을 전공하고 비평활동을 주로 해온 김탁환씨(28)가 펴낸 장편 「열두 마리 고래의 사랑이야기」는 김만중 김시습등의 고전소설에 나타나는 환상적 요소와 구비설화의 주제를 80년대쯤의 현실과 결합시켜 다양하게 변주한 작품이다. 얼핏 남미작가 마르케스나 보르헤스의 작품을 연상시키는 이 소설은 진해와 마산을 무대로 아신이라는 청년이 온갖 제도를 조소하며 가족과 여인 사이에서 겪는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의 삶은 시대정신에 의해 전일적으로 짜여진 톱니바퀴나 나사가 아니라, 울산 반구대에 그려진 암각화처럼 지극히 혼란스럽고 난해하면서도 평화롭고 자유로운 것임을 보이려 했습니다』

독수리의 딸임을 믿고 태양을 향해 불새처럼 날아 사라지는 친구 영자, 태생 전에 맺어진 쌍둥이인연, 대홍수 속에 고래를 타고 나타나는 의붓아버지 김만복등 신화적 소재를 현실의 이야기와 대등하게 다룬 점이 이색적이다. 또 꿈이나 환상이라는 암시도 없이 느닷없이 죽은 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등은 「금오신화」 「구운몽」등의 환상성을 본따고 있다. 김씨는 『일본으로부터 수입된 서양의 소설개념에 의해 전래의 우리 소설은 황당무계한 이야기 정도로 평가절하되었습니다. 우리 소설이 갖는 이야기의 재미를 살리면서 신화를 원용해 도덕의 제약을 벗어버린 본디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 소설을 시도했습니다』고 말했다.

3월에는 그동안 계간 「상상」에 「글쓰기의 지형학」이라는 제목으로 써온 비평을 묶어 첫 평론집을 낼 계획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