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건 불확실… 저성장 주류속 맑고 흐림/올 유망업종/컴퓨터 관련산업 “황금알 낳는 거위”/자동차 중남미·아시아 시장서 “재미”올해 가장 두드러진 성장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는 컴퓨터 관련 산업이다.
마이크로 소프트사의 윈도95등 새로운 소프트웨어에 맞춰 컴퓨터의 대용량화 바람이 불고 있고 인터넷의 영역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것이 수요증대의 촉진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컴퓨터 및 주변기기 생산은 지난해에 이어 두자릿수로 증가할 듯하다.
애플사가 시장점유율을 10% 이상으로 높이기 위해 생산량을 20∼40% 늘릴 계획이고 컴팩사도 가격인하를 통해 수요확대분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컴퓨터판매의 증가와 가전제품의 전자화에 힘입어 반도체산업은 11년째 계속되는 호황을 맞고 있다. 영국의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 부설 경제연구소는 『D램반도체칩의 판매가 96년에 36% 증대되고 시장규모는 2000년까지 3,300억달러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한국의 반도체3사는 일본전체반도체 기업보다 많은 투자를 계획하고 있어 시장의 상당부분을 잠식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판매부진에 시달렸던 자동차업계는 올해 상황이 훨씬 호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도 브라질 중국등 중남미와 아시아 시장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연구기관은 미국 일본 유럽을 제외한 이들 지역의 승용차 판매량은 90년에 전세계의 18%에 지나지 않았지만 2000년에는 28%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미국 일본 유럽등 전통적인 3대 시장의 구매심리는 금리인상 노사분쟁등으로 쉽사리 풀리지 않고 있다. 미국 자동차회사들은 97년 발효되는 캘리포니아 공기정화법에 대비, 무공해 자동차 실용화를 앞당기고 있으며 프랑스에서는 올해 11종의 무공해차가 시판될 예정이어서 차세대시장을 둘러싼 경쟁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기계분야생산은 전체 제조업평균보다 높은 수준의 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와튼경제연구소는 『비전자부문 기계 및 전자부문 기계생산은 통신장치와 전자부품분야의 성장에 힘입어 올해 각각 4.6%, 5.8%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철강산업은 90년대 들어 5년간 수요가 50% 이상 늘어난 중국시장의 확장과 멕시코 동구권의 수요확대로 계속 활기를 띨 전망이다.
세계 전체의 철강생산능력은 10억1,400만톤으로 90년에 비해 1% 증가하는데 그칠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구동구권의 생산능력급감에 따른 것으로 여타 지역의 철강산업은 세계경제의 활성화와 더불어 꾸준한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뉴욕=김준형특파원>뉴욕=김준형특파원>
◎미국/국내경기 정체 해외시장으로 발길/실질임금 동결로 구매력감소 악순환
올해의 미국경제는 정치적으로도 비상한 관심사다. 다른 정치적 이슈보다도 경제상태가 11월 대통령 선거에서 유권자들의 투표행태를 결정지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올해 경제는 적어도 지난해보다는 나아지지 않을 전망이다. 성장률은 2.7%로 지난해보다 낮아지고 실업률은 5.6%로 높아질 것같다. 다만 물가는 지난해와 비슷한 2.9% 상승에 그칠 듯하다. 한 전문가는 올해경제를 「하품의 해」로 표현했다.
경기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은 소비자들의 구매력 감소이다. 지난해 사실상 동결상태에 있던 실질임금은 올해에도 마찬가지 사정을 보일 것이며 이에따라 신용카드 사용등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개인부채 상태도 악화될 것같다.
자본투자와 해외수출이 그나마 성장을 유지해줄 전망이다. 기업들은 특히 국내경기가 정체됨에 따라 해외시장으로 발길을 돌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가장 매력적인 지역으로 동북아, 특히 중국과 동남아 각국이 떠오르고 있다.
올해 경제에서 가장 큰 변수는 추가 금리인하여부이다. 지난해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는 7월과 12월 두차례에 걸쳐 단기금리를 연5.5%까지 인하했는데, 올해의 경제성장과 인플레 양자를 FRB가 어떤 관점으로 조절해 나갈 것인가에 따라 경제는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한 통계분석에 따르면 선거해당연도의 경제가 1% 포인트 성장할 경우 대통령 재임자의 득표율은 1.45%포인트 올라가는 것으로 돼있다. 이런 점에서 앨런 그린스펀 FRB의장은 올해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인물중의 하나가 될 것으로 꼽히고 있다.<뉴욕=조재용특파원>뉴욕=조재용특파원>
◎일본/엔고주춤·2%안팎 안정성장 예상/차등 주력산업 불황벗고 회복세 뚜렷
96년 일본경제는 뚜렷한 경기회복의 흐름속에 2% 안팎의 안정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긴 불황의 터널을 올해에는 완전히 벗어나리라는 기대가 경제계전반에 퍼져 있다.
전자산업과 자동차, 소재산업등 일본의 주력산업은 뚜렷한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다. 소니사는 95년 사상최고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발표했고 적자의 늪에 빠졌던 닛산(일산)자동차도 흑자로 돌아섰다.
더욱이 지난해 일본경제회복의 최대걸림돌이었던 엔고가 현저히 시정돼 오히려 엔저현상을 낳고 있어 일본경제의 회복속도에 탄력을 붙이고 있다.
지난 4일 문을 열자마자 도쿄시장에서의 엔화는 지난 연말보다 달러당 2엔이상 하락한 달러당 105엔대에 들어섰다. 경제연구소들의 공통된 전망은 달러당 100엔대가 정착되기만 해도 올해 일본경제는 2% 전후의 성장이 낙관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일본경제가 온통 장밋빛인 것만은 아니다. 기업체질강화를 위한 인원감축과 활발한 해외진출에 의한 국내산업의 공동화 결과 실업률이 사상 최고 수준인 3.4%를 기록하고 있다. 경기가 회복돼도 기업의 채용의욕이 살아날 전망은 불투명해 218만명의 실업자가 언제 300만명으로 늘어날 지 모른다.
한편 가격파괴의 바람속에 대도시의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최초로 소폭 하락했고 올해에도 이같은 물가 안정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여 국민생활은 한결 나아질 전망이다. 또한 96년 예산자체가 적자예산을 편성, 세수를 오히려 줄여 세금부담도 감소된다.<도쿄=황영식특파원>도쿄=황영식특파원>
◎EU/적극적 고용촉진 실업률 낮아질듯/수출 위축 불구 금리인하로 투자 늘어
유럽연합(EU)의 경제는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2.7% 정도 성장할 전망이다.
최근 수년간 성장의 기관차 역할을 했던 수출 증가세는 올해 다소 위축될 듯하지만 주요국들의 금리인하등에 힘입어 기업의 설비투자가 촉진되고 민간부문의 소비가 완만하나마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 물가는 임금상승 둔화에 따른 구매력 감소와 수입물가의 안정으로 올해도 3.2% 수준의 안정세를 유지할 것같다. EU의 가장 골치 아픈 과제중 하나인 실업률의 경우 지난해 10.7%에서 올해는 10.0%선이 기대되고 있다. 회원국들의 적극적인 고용촉진 정책이 지속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 정부는 당초 올해 경제성장 목표를 2.8%로 잡았으나 이같은 목표달성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2%선으로 낮췄다. 최근 수개월간의 경제성장 저조 및 연말 3주간에 걸친 총파업으로 인해 소비자 심리가 상당히 위축되어 민간부문의 소비가 당초 예상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의 경우 올해 증가율은 94년 및 95년의 증가율(각각 15%,5.4%)보다 낮은 4.5∼4.8%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독일의 경우 마르크화 강세로 인해 수출증가세가 다소 둔화할 전망이나 구동독지역의 활발한 건설경기 지속과 구서독기업의 설비투자 증대로 내년에도 2.6%의 견실한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영국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수출이 큰 활력을 띠지 못할 것이나 민간소비 등 여타부문이 다소 회복될 것으로 보여 전체 경제성장률은 지난해와 비슷한 2.6%정도가 예상된다.<파리=송태권특파원>파리=송태권특파원>
◎중국/경기진정책 지속 추진 연착륙 유도/긴축·국영기업 개혁 실업자급증 불안
중국 정부는 치솟는 물가와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는 경기를 진정시키기 위해 올해도 안정화 정책을 강력히 밀어붙일 것같다. 이에따라 90년 이후 매년 10%대의 고도성장을 지속해온 경제는 올해 성장률 9%선의 경기연착륙이 가능해지고 소비자 물가는 14%상승으로 안정될 전망이다.
하지만 안정화 정책의 지속으로 경기가 위축되고 현재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국영기업 개혁의 영향으로 실업자가 늘어나 중국사회의 새로운 불안요소가 될 공산이 크다.
정부는 우선 인플레 압력해소를 위해 정부의 지출을 줄이는 긴축정책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또 고정자산투자의 증가폭은 억제하되 선별적으로 투자하고 국영기업에 대한 개혁과 산업구조 조정의 가속화를 통해 물가안정 속의 적정 성장을 유도할 계획이다.
정부는 또 올해 세계무역기구(WTO)가입을 위해 6,000개 관세대상품목중 4,000 품목에 대한 관세를 30%이상 인하하고 170개 품목에 대한 수입허가등 수입장벽도 철폐, 대외 개방을 가속화해나갈 것같다.
또 수출 드라이브정책도 지속, 수출은 지난해보다 19% 이상 늘어난 1,50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중국의 유명한 경제지 경제참고보는 점증하고 있는 실업자, 아직도 높은 물가상승률등 불안요인이 상존하고 있지만 올해 경제는 체제개혁 가속화에 따른 활력과 기초산업공급능력 개선으로 안정적인 성장기조 아래서 물가가 하락하고 국제수지는 개선될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전망했다.<베이징=송대수특파원>베이징=송대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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