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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 온건실용노선 선회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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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 온건실용노선 선회 조짐

입력
1996.0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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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수로·우성호 타결 배경에 군 유화입김 가능성/“대미관계 외교부 독주 불만 강경태도 바꿔” 분석북한을 주도해 나가고 있는 군부의 성향이 최근들어 실용주의노선쪽으로 선회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은 당창건 50주년 기념일을 하루 앞둔 지난해10월 9일 군수뇌부에 대한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했었다. 이 인사에서 인민무력부장직은 최광 전총참모장, 총참모장은 김영춘, 총정치국장에는 조명록이 각각 임명되는등 군최고위층이 대부분 물갈이됐다. 공교롭게도 군수뇌부 개편이후 북한의 대외정책이 온건실용주의 성향을 띠고 있다는 견해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정책전환의 사례는 지난달의 경수로공급협정 타결과 우성호 선원송환이 꼽힌다. 2개월이상 계속됐던 경수로공급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에서 북한측 수석대표였던 허종외교부 순회대사는 『군부를 설득시킬 자신이 없다』는 말을 수차례 되풀이했다고 정부의 한 소식통이 전했다. 북한측대표들이 제네바회담등 과거핵협상에서 내부에 협상반대 세력이 있음을 시사하는 얘기를 한적은 있었지만 명확하게 「군부」를 지목하기는 드문 일이다. 우성호 송환문제와 관련해서도 북경(베이징) 쌀회담에서 전금철북측단장이 군부를 지칭한 「관계기관」의 반대사실을 언급한 적이 있다.

이같은 사례를 볼 때 유화책을 반대하던 군부가 최근들어 태도를 바꾸고 있다는 유추가 가능하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북한권부를 장악하고 있는 군부의 성향이 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이같은 태도변화의 결정적인 원인은 미국측과의 독자적인 대화채널이 만들어져 가고 있다는 점일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군부의 노선변화가 굳어질 경우 북미연락사무소 설치의 장애요인인 외교행낭의 판문점통과문제등도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북한군부는 이와함께 판문점에서의 비서관 접촉, 지난해11월의 장성급접촉, 9일 개최될 유해송환접촉등을 통해 미국과의 독자적인 대화채널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이 때문에 외교부의 독주에 불만을 품던 군부가 태도를 바꾸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10월 제네바 북미합의의 주역이었던 강석주외교부 제1부부장은 평양에 도착했을때 김정일의 직접 환영을 받는등 각광을 받았으나 이후 공식석상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군부가 합의문 타결이후 강부부장을 견제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었다.

일각에서는 최광신임 인민무력부장을 군부 태도변화의 진원지로 꼽기도 한다. 최광은 북한내에서 무력통일노선을 반대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유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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