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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투성이 4당4색 국민설득여부 미지수/허점많은 여야 총선슬로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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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투성이 4당4색 국민설득여부 미지수/허점많은 여야 총선슬로건

입력
1996.0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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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련외 개혁·세대교체 혼재… 지역주의 예고과거 군사정권시절 「민주 대 반민주」등의 여야대결구도가 허물어진 우리정치는 그 이후 국민적 공감을 받을만한 새로운 정당의 정체성과 이념적 좌표를 설정하고 있는가. 총선국면에 돌입한 여야 4당이 각각 득표력 극대화를 위한 나름의 「선거구도」를 표방하고 나서면서 이같은 물음이 새삼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아직 그렇지 못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는 4당4색으로 엇갈리는 각당의 슬로건과 각각의 「논리적 허점」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먼저 야권을 살펴보면 국민회의는 「정통민주세력 대 위장민주세력」의 대결로 이번 총선구도를 설정했다. 다시말해 국민회의만이 진정한 민주세력이라는 주장으로 3당합당을 통해 정권을 창출한 신한국당과 3·4공인맥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자민련, 그리고 「2중대」로 불릴만큼 신한국당과 보조를 맞추는 민주당과는 구별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의 경우만 보더라도 재야·운동권인사들이 국민회의 외에도 신한국당이나 민주당으로 영입돼 가고 있는 현실은 그같은 주장이 국민 설득에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이와 함께 여권의 개혁드라이브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아래 이것이 얼마나 차별성을 확보할 수 있을 지도 미지수이다.

이런 식의 반론은 민주당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제기된다. 민주당은 「민생개혁정치 대 3김부패정치」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있다. 하지만 세대교체와 개혁이라는 이념은 신한국당과 국민회의등 일부 야당도 이미 공유하고 있다는데 민주당의 고민이 있다.

국민회의와 민주당이 노선과 이념을 착안점으로 각각 차별화를 시도했다면 자민련은 공략계층의 적시를 통해 당색깔을 분명히 하고 나선 점이 특징이다.

자민련은 급격한 개혁흐름속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보수중산층의 대변자를 자임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른바 보혁구도가 확실히 정착돼 있는 지에 대해선 이론이 분분하다. 자민련이 보수에 대칭될 다른 정당의 성격을 명시적으로 규정하지 않은 것도 이같은 현실을 인식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와중에 가장 큰 혼란을 겪고있는 쪽은 신한국당이다. 더욱이 개혁과 보수층을 동시에 끌어안겠다는 모순적 전략이 신한국당의 발목을 잡고있는 게 사실이다.

결국 각당의 정체성이 뚜렷이 부각되지 않고 있는 이같은 정치환경은 투표의 큰 흐름이 또다시 지역주의로 쏠릴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유성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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