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삼재 선배물갈이 고민/“숙명적역할” 총대메기 회피안해/“사심없이 임하면 후유증 없을것”신한국당 강삼재총장은 요즘 악역을 맡을 각오를 다지고있다. 총선 공천에서 상당수 현역의원, 지구당위원장을 주저앉혀야 하기 때문이다. 거센 반발과 항의가 자신에게 집중되고 일부 탈락의원의 가슴에는 포원이 맺힐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강총장도 잘 알고있다. 더욱이 그는 박종웅, 이용삼의원을 제외하면 당내에서 제일 젊다. 어찌보면 강총장은 「선배」라고 부르는 의원들에 「메스」를 대야하는 가혹한 처지에 놓여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그에게서 그런 부담을 피하려는 표정은 발견키 어렵다. 오히려 그는 악역을 숙명으로 받아들이는 자세다. 강총장은 『누군들 둥글둥글 모나지않게 처신하고 싶지 않겠느냐. 하지만 선거전에서 모두에게 좋은 일은 모두가 망하는 첩경이다』고 말했다. 비난을 무릅쓰더라도 총선승리를 위해 불가피한 물갈이를 총대멜 사람이 있어야한다는 것이다.
사실 그는 취임초 『복잡미묘한 공천을 제대로 감당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의 소리를 적지않게 들었다. 일각에서는 『너무 선이 강해서 불협화음을 낳을 소지가 크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가 총장을 맡은지 4개월이 지난 지금에 와서는 이런 걱정들은 상당히 수그러든 느낌이다. 지방선거패배에 따른 위기감이 역설적으로 당내 분란을 잠재우고 그의 입지를 강화한 측면이 있다. 강총장의 분발도 내부결속에 한몫했다. 주변에서도 『그가 당내에 만연한 패배의식을 뒤집으려고 뛰고, 또 뛰었다』고 평가하고있다. 보좌진들은 강총장이 의원·지구당위원장을 세 번 이상 만난 사실을 들어, 『충분히 듣고 충분히 말했기 때문에 공천 잡음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총장도 『사심없이 임하면 현역의원들의 교체에도 후유증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노선배들도 세대교체, 정치쇄신의 명분에 동의하며 거취를 정리해주고 있다. 그들의 희생이 악역을 맡은 후배의 짐을 덜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과연 그의 말대로 후배총장의 선배물갈이가 매끄럽게 매듭될지, 당안팎의 관심은 높다.<이영성기자>이영성기자>
◎권노갑 DJ대역에 부담/전화받기·사람만나기 가장 곤혹/인선불협화·호남시선도 중압감
국민회의의 권노갑의원에겐 최근까지도 두가지 「경계대상」이 있었다.
하나는 집에 있는 전화기였고 다른 하나는 공천희망자들이었다. 집에 있어도 가급적 전화를 받지 않았는가하면 당안팎에서 공천대상으로 거론되는 사람들과는 접촉을 꺼렸었다.
이런 조심스러운 자세는 모두 지난해말 사실상의 15대 공천인 조직책선정작업이 본격화하면서 시작됐다. 조직책선정특위에서 권의원은 줄곧 김대중총재의 「대역」을 하고 있다. 당외인사의 영입교섭, 조정이 어려운 지역의 교통정리등이 모두 권의원 몫이다. 김총재는 공천문제를 꺼내는 사람들에게 『권의원과 상의해보라』고 말해 공식적으로는 「불간섭」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큰 힘을 가진 그를 공천신청자들이 가만히 놔둘리 없다. 평창동 자택 전화는 권의원과 만나기를 바라는 이들의 전화로 『시도 때도 없이』 울리기 일쑤였다. 또 아예 자택으로 찾아와 읍소작전을 펴는 경우까지 있었다. 그가 전화와 사람에 「질리게」된 것은 이런 이유때문이다.
하지만 힘이 큰 만큼 그 하중도 무거웠다. 경기지역 조직책인선을 둘러싼 안동선경기도지부장과의 불편한 관계는 대표적인 예이다. 설상가상으로 최근에는 호남의원 물갈이론까지 급부상해 이들의 시선까지 의식해야하는 처지가 됐다.
특히 호남물갈이문제는 『해당의원들에게는 정치생명이 걸린 문제인데…』라며 말끝을 흐릴 정도로 그에게 중압감을 주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김총재가 그를 「풀어줄」기미는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김총재는 그에게 전국구후보를 주고 총선에서 선대본부장의 중책까지 맡길 방침이다. 권의원의 한 측근은 이에대해 『언제나 자신의 선에서 모든 갈등을 매듭짓고 절대로 총재에게 부담을 떠넘기지 않는 그의 충직함이 다시한번 인정받은 셈』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는 『권의원으로서는 공천이 확정된 다음 후유증을 혼자 떠안는 일도 벅찰텐데…』라며 일순 걱정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신효섭기자>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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