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잔고 상환연기등 제도개선/업계 공동 「신용평가표」 마련도정부가 중소기업 지원을 새해 경제운영의 핵심목표로 설정함에 따라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조흥 상업 제일 한일 서울등 5대 시중은행들은 올해 4조∼5조원을 중소기업에 추가로 지원, 작년 6월말 현재 63조2,000억원이던 은행권의 중소기업 여신규모가 올해말 7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7일 금융계에 따르면 조흥은행은 올해 중소기업 지원자금으로 1조원을 추가배정, 중소기업 총여신을 6조원가량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와 함께 노사협력이 우수한 「노사모범사업장」과 기여도가 높은 우량업체에 대해서는 대출금리를 0.5% 우대하고 대출을 연기하려면 원금의 일정비율을 갚아야 하는 내입비율을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대폭 완화하는 제도를 올해부터 새로 도입할 계획이다.
상업은행도 올 중소기업 육성자금으로 작년(1,178억원)의 10배가 되는 1조607억원을 배정하고 서울과 부산의 시·구청등 지자체가 추천하는 중소기업에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교통체증과 지하철 확충공사등으로 운행여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울시내 시내버스 운송업체들에 집중적으로 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제일은행은 올해 대출증가액의 45%이상(1조5,000억∼2조원가량)을 중소기업 지원자금으로 투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같은 자금으로 비제조중소기업 중 대기업의 하도급업체에 대한 대출심사조건을 완화하고, 작년까지는 지점장들이 이들 업체에 대해 5억까지 자체 전결로 처리할 수 있던 것을 올부터는 20억원까지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당좌대출 1회전기간을 3개월에서 6개월로 연장했다. 이에따라 이 은행과 거래하는 중소기업들은 작년까지 3개월에 하루는 대출잔고를 모두 갚아야 했으나 올부터는 6개월에 한번 대출잔고를 갚아도 된다.
한일은행은 작년 개설한 중소기업 경영상담센터인 「한일비즈니스크럽」의 회원을 현재 413개사에서 올해 더욱 확대하고 유망중소기업을 발굴, 대출금리를 2∼3% 포인트 우대할 예정이다. 서울은행은 중소기업 지원자금으로 올해 300억원을 별도로 설정하고 상환기일이 돌아오는 중소기업대출에 대해 3∼5년간 상환을 연장할 것을 검토중이다.
은행권은 또 중소기업에 불리하던 대출심사기준인 적격업체제도를 폐지한데 이어 중소기업도 손쉽게 은행돈을 가져다 쓸 수 있도록 새로운 「신용평가표」를 업계공동으로 마련중이다.
하지만 수혜자인 중소기업들은 이같은 금융지원 확대가 정부의 강력한 요구에 의한 타율적인 지원이 아닌 은행권의 자발적인 의지에서 비롯된 것이어야 실효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유승호기자>유승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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