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망년회 만취귀가 맨홀추락/“살려달라” 신음… 주민 극적발견/“공포때마다 삼풍 생존자 떠올려”구랍 28일 밤 망년회를 마치고 술에 취해 길을 가다 맨홀에 빠져 하수구안에 갇혀 있던 50대 남자가 9일만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6일 새벽1시께 서울 서초구 반포동 삼창골든빌라 103동 옆 3 깊이의 맨홀에서 조성철씨(51·동진컨설팅사 직원·강동구 둔촌2동)가 서초소방서 119구조대에 의해 구조됐다.
조씨는 이 빌라 105동에 사는 김충배씨(41)가 담배를 피우기 위해 베란다에 나왔다가 하수구쪽에서 『사람살려』라는 희미한 소리를 듣고 119 구조대에 신고해 만8일 3시간(1백95시간)만에 구조됐다. 구조당시 조씨는 양복차림에 두꺼운 코트를 입고 있었고 비닐을 뒤집어 쓰고 있었다.
서초소방서측에 따르면 조씨는 구랍 28일 하오7시 서초구 방배동 중국음식점에서 동료들과 망년회를 가진 뒤 만취된 채 5백쯤 걷다가 추위를 피하기 위해 도로변에 설치된 가건물로 들어갔다가 뚜껑없이 비닐로 덮인 맨홀에 발을 잘못 디뎌 빠졌다. 술기운으로 깊은 잠에 빠졌다가 깨어난 조씨는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차가운 물이 흐르는 것을 발견, 하수구에 빠진 것을 깨닫고 큰소리로 구조를 요청했으나 발견되지 않았다.
조씨는 그동안 출구를 찾으려고 지름 3의 하수관 속을 헤매왔다. 조씨는 『바닥에 고인 오물섞인 물로 갈증과 허기를 채웠다』며 『공포가 엄습할 때마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때의 생존자들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강남성모병원측은 『조씨가 얼굴과 손등에 가벼운 찰과상만을 입었을 뿐 건강에 별다른 이상이 없어 3∼4일후면 퇴원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장학만기자>장학만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