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권 유리·대학선택 폭 확대/대학서열화 심화·등록포기 사태엔 우려/지방대 외면·여학생들 본고사기피 뚜렷1백40개 전기대의 96학년도 원서접수가 6일 마무리됐다. 이번 입시는 복수지원, 학부제실시등으로 원서접수 첫날부터 경쟁률이 급등하는등 지난해와는 판이한 양상을 보였다.
서울대와 연·고대를 비롯, 3개 대학군간에 복수지원이 처음 가능해져 상위권학생에게는 합격가능한 중위권대학을 일단 확보하고 한편으로는 적성을 살려 소신지원할 수 있는 기회가 넓어졌다.
이는 많은 대학이 처음 도입한 학부제와 함께 명문대의 지원경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학부모집은 중위권학생의 전공선택에는 오히려 저해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수능에서 뒤처졌던 점수를 다양한 전형으로 만회할 수 있다는 것이 복수지원이 갖는 긍정적인 면으로 지적됐다.
특이한 현상은 6일 마감한 서울소재 중위권대학이 당초 예상보다는 높은 경쟁을 보이지 못했다는 점이다. 물론 지난 입시보다 두배 이상 경쟁률이 올라간 곳도 있지만 성균관대 한국외대 경희대등은 두배 이상 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경쟁률이 지난해를 조금 웃도는 수준에 머물렀다. 입시 전문가들은 이미 마감한 가군과 나군대학에서 각 수험생의 대입전략이 모두 소화됐다는데서 원인을 찾고 있다. 앞선 두번의 입시전형으로 하향안정지원과 상향 소신지원이 거의 이뤄진 상태라는 것이다.
일부대학은 본고사 날짜와 고사과목수, 여학생의 본고사 기피현상등에 따라 지원율이 큰 폭으로 엇갈렸다. 본고사에서 영어만 보는 경희대는 수험생이 대거 몰린 반면 국어(논술) 영어 수학을 모두 치르는 성균관대는 예상보다 낮은 경쟁률을 보였다. 본고사를 치르지 않는 숙명여대는 이화여대에 비해 3배 가까이 수험생이 몰렸다. 전통적으로 높은 경쟁률을 보였던 지방소재대학이 전반적으로 크게 높아진 경쟁률 속에서 오히려 수험생들로부터 외면받은 것도 이변중 하나이다. 복수지원으로 1백20∼1백30점대 중위권학생이 대거 수도권지역으로 몰렸기 때문이다.
대학 선택기회를 높인다는 측면에서 올해 처음 도입된 복수지원은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전형방법이 더욱 다양해지는 내년 입시를 앞두고 문제점도 노출됐다.
적성보다 대학의 지명도를 우선하는 쪽으로 복수지원이 활용돼 대학간 서열화를 더욱 조장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는 입시일정 막바지에 대규모 등록포기사태를 부르고 지나친 거품경쟁으로 수험생 개개인의 전공선택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황유석기자>황유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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