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새 총리 하시모토 확실따라/보수색채 노골화땐 마찰 심화 예상/정부 “큰 변화 없다” 전망속 예의주시하시모토 류타로(교본룡태랑) 자민당총재가 새 일본총리가 될 것이 확실해 짐에 따라 하시모토내각의 출범이 일본의 대한반도정책에 미칠 영향이 주목되고 있다. 무라야마(촌산) 내각에서 통산장관을 맡기도 했던 하시모토 총재는 국가주의적 보수성향을 보이고 있는데다 북·일간 조기수교에도 상당히 적극적인 인물로 알려지고 있어 관심을 배가시키고 있다.
정부 당국자들이 『총리교체에도 불구, 한·일관계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일단 전망하면서도 일본 정치권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도 이때문이다.
일본의 대한반도정책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은 사회당 출신의 무라야마정권에서도 실질적인 정책결정을 제1당인 자민당이 주도해 왔다는 점에서 상당한 설득력을 갖는다. 무라야마 총리가 지난해 8·15담화를 발표, 과거사에 대한 반성을 표시하는등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성향을 보이긴 했으나 일본내 보수우익의 완고한 입장을 근본적으로 수정하는데 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무라야마 총리의 대외정책이 자민당의 견제를 받아왔기 때문이다.
하시모토총재의 총리취임으로 자민당이 전면에 나선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는 게 정부 당국자들의 판단이다. 이러한 판단에는 하시모토총재가 보수적인 성향에도 불구, 한일관계를 중시해온 친한인사로 분류돼왔다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한일간에는 과거사 인식문제를 둘러싸고 첨예해진 갈등이 아직 매듭지어 지지 않고 있고 북일간 관계개선의 가속화 및 대북식량지원에 있어서도 불협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일본내 보수우익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는 하시모토 내각의 등장은 껄끄러운 현안처리에 있어 정책조율 및 공조확보를 지금보다 어렵게 할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특히 하시모토총재는 중국에 대한 침략과 한반도에 대한 식민지배를 인정하고 있긴 하지만 94년10월 『2차대전에 관한한 침략전쟁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말함으로써 과거사 인식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지난해 한일정상간에 합의됐던 「역사공동연구위」설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영향을 받을수도 있는 대목이다. 또 한일양국은 각각 2백해리의 배타적 경제수역의 선포 방침을 밝힌 바 있는데 이와관련된 협상에서 다툼이 보다 첨예해질 가능성도 있다.
대북정책과 관련해서도 상황은 낙관적이지 않다. 일본은 이미 자민당 주도아래 대북 추가 쌀지원에 적극성을 보이면서 북일간 수교교섭의 돌파구를 마련하기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하시모토 정권의 등장이 이러한 움직임을 가속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총선과 정계개편을 앞둔 자민당이 인기영합적인 정책을 택하면서 우리의 입장을 도외시한채 대북접근을 노골화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고태성기자>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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