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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힘겨루기 재연/대만 부총통에 통과 비자 발급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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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힘겨루기 재연/대만 부총통에 통과 비자 발급 허용

입력
1996.0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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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례 따른 것” 불구 장기전략 일환 분석/중 “하나의 중국 위배” 발끈 군사훈련 계획미중관계가 새해들어서도 심상치 않다. 미국은 6일 중국의 강력한 반대 표명에도 불구하고 이원족(리위안추) 대만(타이완) 부총통에게 미국 통과비자를 발급했다. 이로써 14일 과테말라 대통령 취임식에 총통특사 자격으로 참석하는 이부총통은 LA에서 일시 체류할 수가 있게 됐다.

미국은 이번 통과비자 발급이 전례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의회와 예산 갈등으로 생사와 관련된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비자발급을 전면 중단해온 미국정부의 이번 조치는 다분히 「도발적」이기까지 하다. 중국은 이부총통이 민간인이 아니라 이등휘(리덩후이)총통의 특사자격으로 미국땅을 밟는다는 점을 지적하며 미국의 이번 조치가 「하나의 중국」정책에 정면 위배된다고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미국의 이번 「도발」은 일단 중국이 지난해말 미국의 강력한 비난에도 불구하고 인권운동가 위경생(웨이징성)에게 중형을 가한데 대한 외교적 응수로 해석된다. 그러나 미국이 지난해부터 중국과의 관계에서 주도적으로 외교적 「불씨」를 만드는 이유를 미국의 변화된 세계 전략에서 찾아야 한다는 지적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97년 홍콩 접수후 더욱 강력한 지역 대국으로 부상할 중국을 사전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장기 구상에 따라 일련의 사태가 전개되고 있다는 분석인 것이다.

중국은 지난해 2월 미국의 보복조치를 피하기 위해 지적재산권 부문에서 미국의 요구를 대폭 수용한 바 있다.

미국은 이후 불과 4개월만에 중국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총통의 미국 입국을 「개인적인 방문」이라는 이유로 허용, 양국관계를 최악의 상황으로 몰고 갔다. 이번에도 양상은 비슷하다.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가입을 위해 무려 30%의 관세인하조치를 단행하는 대미 유화제스처를 취한지 얼마 안되어 미국은 「비자카드」로 또다시 중국을 막다른 골목으로 몰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이부총통의 방미를 막기 위해 군사훈련을 계획하는 등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사태진전은 미중 양국이 대통령선거와 등소평(덩샤오핑) 건강문제등 국내문제때문에 서로 마찰을 피하려 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관측을 뒤엎는 것이다.<조상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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