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관계 개선 따른 방향 전환/「유일한 불참국」 오명 벗기용도북한의 애틀랜타 올림픽 참가결정은 북한 외교의 대미편중 현상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라 할만하다.
이번 결정은 북·미핵협상 타결에 따른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 부분해제, 연락사무소 상호교환 개설합의 등 최근 계속돼온 북·미관계 개선을 바탕에 깔고 있다.
84년 제23회 LA올림픽을 보이콧했던 북한이 마침내 애틀랜타 올림픽 참가를 선언한데 대해 미국 현지 관계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도 다소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근대 올림픽 100주년을 맞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전회원국(197개국) 참가라는 위업을 이루어 보겠다는 야심에 차있던 애틀랜타 올림픽조직위(ACOG)측은 북한이 최근까지 애틀랜타 올림픽에 보여온 냉담한 반응때문에 막판까지도 그들의 참가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애를 태워왔다.
북한은 그동안 올림픽 예선전에도 불참했고 ACOG 준비회의에도 참가하지 않았다. 특히 지난해 11월15월로 끝난 최종 참가 접수마감일도 그냥 넘겼다. 물론 지난해 11월 장웅 북한올림픽조직위 사무총장이 국가올림픽위원회연합회(ANOC) 회의 참석차 애틀랜타를 방문했었으나 그 뒤로는 아무런 소식이 없던 터였다.
ACOG관계자들은 북측의 방향전환에는 양국관계의 해빙무드를 조성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바 있는 지미 카터 전미대통령이 상당한 기여를 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 80년 당시 구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을 이유로 모스크바 올림픽 불참운동을 주도했던 카터는 지난달초 김정일에게 친서를 보내 애틀랜타 올림픽참가를 종용했다.
카터는 80년 이후 IOC와의 불화로 올림픽운동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왔으나 94년 평양방문이후 다져온 북한 지도층과의 유대를 바탕으로 이번에는 공개적으로 그들의 올림픽 참가를 촉구해왔다.
결국 북한은 미국과 외교관계를 트기로 한 상황에서 카터전대통령의 본고장 애틀랜타에서 벌어지는 올림픽 행사에 상징적인 규모나마 대표단을 보내 대미우의를 과시하는 편이 장기적으로 국익에 합치된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한 최근 그들보다 형편이 어려운 아프가니스탄마저 참가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끝내 불참을 고집할 경우 「100주년 올림픽의 유일한 불참국」이라는 불명예를 감수하게 된다는 점도 고려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한 북한문제전문가는 현시점에서 북한의 올림픽 참가결정은 그들이 극히 조심스럽게나마 전방위적인 개방정책을 실험중임을 나타내는 또 다른 징후라고도 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한편 현지에서는 애틀랜타 올림픽이 개막되는 7월19일까지 반년 이상이 남아 있기 때문에 올해 남북관계의 진전양상에 따라서는 남북공동대표단 구성문제가 제기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워싱턴=이상석특파원>워싱턴=이상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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