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공항이 매우 붐빈다. 방학과 연휴를 맞아 외국나들이에 나선 사람들이 엄청나다. 공항대합실은 자주 사람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다.휴일만 되면 고속도로가 주차장처럼 차고 넘친다. 스키와 눈썰매를 타러가는 차량행렬이 대단하다. 전국의 명승지와 휴양지엔 늘 사람들로 북적인다. 설날추석같은 명절의 귀향길 풍경이 주말이면 도시나 시골 어디서나 벌어진다.
세상이 달라졌다. 그런 풍경은 이제 여가를 잘 쓰려는 모습이 아니다. 종전의 여가생활은 삶의 중요한 목적으로 변했다. 사람들은 일하다가 남은 한가한 시간에 관광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가장 중요한 일상사로 레저시간을 먼저 정해놓고 있다.
나라의 정책이 달라져야 한다. 정치가는 관광지를 선거철 선심여행을 시키는 곳으로만 알아선 안된다. 담당관리들이 숙박과 유흥장 마련에 외국관광객을 우선하는 정책만 세운다면 세상변화에 매우 뒤늦은 것이다.
정책의 변화는 바른 레저교육부터 시작해야 한다. 일하다 억눌린 감정은 노래방에서 풀 수 있고 운동장을 뛰면서도 해소된다. 여행을 통한 견문 넓히기는 가장 값진 평생교육이라고 일러줘야 한다. 명승지에서 취해 고함을 지르거나 외국 공항에서 화투장을 움켜쥐고 쭈그려 앉은 모습은 몹시 부끄러운 일이라는 것을 알려야 한다.
강원 태백에 만든다는 휴양지에도 먹고 마시고 쓰는 것 뿐만 아니라 보고 배우고 생각하는 장소가 더 많이 마련되길 바란다.
지금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조선후기 「김홍도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양과 질에서 광복이후 최고의 옛그림 전시회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방학을 맞은 자녀들과 이 전시회를 찾으면 배우고 생각하는 레저를 즐길 수 있다.
고궁과 박물관 그리고 여러 전시회에 관심을 가지면 서울 사람들은 길을 메우며 멀리까지 가지 않아도 좋다. 서울에 들른 다른 지역 사람들은 무엇보다 이런 최상의 레저를 먼저 즐기면 더욱 보람이 있을 것이다. 「김홍도 특별전」은 2월 25일까지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