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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왕위 사실상 승계 압둘라 왕세자(뉴스 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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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왕위 사실상 승계 압둘라 왕세자(뉴스 메이커)

입력
1996.0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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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드국왕 이복동생… 부총리겸직 실세군림/아랍연대 중시 급격현대화 반대한 보수파사우디 아라비아의 왕위를 사실상 승계하게된 압둘라 이븐 압둘 아지즈왕세자(71)는 미국과의 전통적인 우호관계보다는 아랍국가들과 연대에 비중을 두고있는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 11월 뇌졸중등의 증세로 쓰러진후 사실상 집무가 불가능해진 파드 국왕으로부터 올해 초 『건강이 회복되면 국정에 복귀할 것』을 조건으로 국정을 이양받았다.

그러나 파드국왕이 76세의 고령인데다 현재의 병세로 미루어 볼때 국정복귀가능성이 거의 없어 이변이 없는 한 파드 사망이후 압둘라가 왕위를 계승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압둘라는 파드국왕이 즉위했을때인 82년 일찌감치 왕세자로 책봉되었으나 파드 국왕 친동생이 6명이나 있어 이복동생인 그가 왕위를 승계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계속 제기됐었다. 이 때문에 파드국왕의 이번 국정이양은 그동안 계속되어 온 후계자 논란에 사실상 종지부를 찍은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검은 「염소수염」에 큰 키가 특징인 압둘라 왕세자는 파드국왕의 급속한 현대화정책에 반대해온 완강한 보수주의자로 파드왕 치하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간 군사·정치적 제휴를 강화하는데 반대해왔다. 국정이 그에게 이양된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유가가 한때 들먹거린 것은 이러한 그의 성향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리비아의 가다피처럼 철두철미한 반미·반서방 성향의 인물은 아니다. 더욱이 대미관계를 국익에 필수적인 요소라고 믿는 사우디왕실의 압력을 무시하지 못할 것으로 보여 급격한 변화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다만 강직한 종교적 신념으로 인해 보수세력으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는 그의 집권이 장기적 측면에서 사우디의 대외정책변경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은 가능하다.

63년부터 정규군을 견제하기위한 근위사단의 지도자로 권력을 행사해 온 그는 75년부터는 부총리를 겸임, 명실상부한 실세로 군림해왔다. 압둘라는 「도시화」된 여느 왕족들과는 달리 사막지역에서 베두인 유목민들과 함께 살며 휴가기간에도 휴양지를 찾지 않고 사냥을 즐긴다.

또 겉치레와 낭비를 싫어하고 공개석상에 나타나는 것을 꺼리지만 때로는 4명의 아내 및 가족들을 위해 리야드의 호텔을 통째로 전세내는 호사를 부리기도 한다.

주변국가들은 이러한 그의 독특한 성향이 중동지역의 주요 산유국인 사우디 아라비아의 국정운영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조재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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