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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의 해 슬기롭게(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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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의 해 슬기롭게(사설)

입력
1996.0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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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는 뭐니뭐니 해도 총선의 해다. 제15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오는 4월11일 실시되기 때문이다. 새해가 밝기가 무섭게 선거 바람으로 술렁대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이번 총선은 문민정부가 들어선 뒤 처음 실시되는 것이다. 그리고 통합선거법이 제정된 뒤 처음 실시되는 전국적인 국회의원 총선이기도 하다. 이런 여러가지 의미에서 볼 때 역사적 중요성이 크다. 우선 공정하고 공명하게 치르는 것이 가장 큰 과제다. 우선 출마자들부터 의식을 고쳐야 한다. 옛날의 관행으로만 알고 타락 불법 선거운동을 해도 괜찮으리라고 생각해서는 안될 것이다.

정치개혁 선거혁명의 승패가 바로 이번 총선에 달려 있다. 새 선거법이 처음 적용되었던 전국적인 규모의 선거로 작년 6·27 지방선거가 있었다. 그러나 그 선거는 미안하지만 선거 혁명과는 거리가 먼 것이었다. 종전에 비해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속으로 썩기는 마찬가지였다.

선거를 엄정하게 관리해야 할 정부 당국에서도 이처럼 썩어 가는 속까지는 손을 대지 못했다. 겉으로 드러난 것이나 겨우 처리했을 뿐이다.

이런 허술하고 형식적인 사후처리는 선거풍토 개선에 대한 전망을 흐려놓고 있다. 사실 제대로 사법처리를 했더라면 위법 탈법운동으로 처벌되는 사람들이 얼마전 검찰이 발표한 것보다 훨씬 많았을 것이다. 사정당국의 시퍼런 칼날이 제대로 번득여 겁을 주었더라면 15대총선 분위기는 훨씬 깨끗해 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일찍부터 사전 예비 단속과 경고 적발에 철저하게 임한다면 분위기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일부 지역에 따라서는 타락의 싹이 트고 있다. 초기 단계에서부터 싹을 잘라 내야 한다.

이번 총선은 작년 지방 선거를 전후해 개편된 4개 정당이 불을 뿜는 열전을 벌일 것으로 보아 과열현상이 더욱 우려되고 있다. 특히 6·27선거의 패배를 설욕하겠다는 신한국당과 지방선거의 성과를 고스란히 유지하겠다는 새정치국민회의간의 싸움과 여기에 제3의 세력을 과시하려는 민주당과 자민련의 위세도 간단치 않다.

이때문에 선거전의 양상이 다소 복잡하게 돌아갈 전망이지만 그럴수록 깨끗한 페어 플레이의 전통을 수립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총선이 끝나면 곧장 97년의 대통령 선거를 향한 여러가지 움직임으로 정국은 다시 새로운 소용돌이를 맞을 게 뻔하다. 총선 결과에 따른 정계개편으로 혼란이 예상된다는 얘기다. 현정권의 레임덕현상도 더욱 가속화될 것은 물론이다.

이런 변혁의 정치일정을 우리는 슬기롭게 넘겨야 한다. 개혁의 진통이 심하다 해도 우리는 국력의 성장과 민도의 성숙으로 능히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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