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20만대이상 수출·세계5위 생산국/기술개발·대형화 주력 2000년엔 4위로국산자동차들이 6대주를 향해 쾌속 질주하고 있다. 지난해 264만여대의 자동차를 생산, 사상 처음으로 100만대 수출을 돌파한 자동차업계는 올해는 330만여대를 생산해 120만대이상을 수출한다는 각오다. 특히 현대 기아 대우 등 자동차업계는 2000년에는 450만대를 생산해 200만대 이상을 수출한다는 계획. 이렇게 되면 자동차생산량에서 일본 미국 독일 프랑스에 이어 5위인 우리나라는 2000년이면 프랑스를 제치고 4위로 올라서게 된다. 또 일본 독일 프랑스 캐나다 미국 스페인에 이은 6위수출국에서 3위수출국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이제 독자모델을 내놓는 단계에 이른 국내업체들이 벌써 100년 안팎의 자동차역사를 가진 선진국 메이커들과 당당히 경쟁하는 시대에 접어든 것이다.
자동차는 국내 기계공업부문 생산액의 23% 이상을 차지할 만큼 연관산업 파급효과가 커 자동차산업 발전은 국내 기계공업발전과 직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산자동차 수출 증가는 업체들이 디자인과 성능을 대폭 개선하고 미국중심으로 형성돼있던 수출구조를 다변화하는데 따른 것이다.
최근 미국 영국 독일 캐나다 칠레 러시아 등 세계 각국의 언론과 전문지들은 부문별 「최우수차」를 선정할 때마다 국산차를 빼놓지 않고 있다.
현대 엑센트는 캐나다의 유력일간지 「글로브 & 매일」이 지난해 10월 선정한 「95년최우수차」의 소형차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러시아의 자동차전문지 「아브토」는 지난해 8월 아반떼를 러시아모터쇼 출품차량 중 최우수차로 선정했다.
대우 에스페로도 영국의 자동차전문지 「오토익스프레스」로부터 최우수차로 꼽혔고 기아 스포티지는 미국 「포퓰러사이언스」로부터 100대신상품에 선정됐다.
이같은 평가들은 국산자동차들이 더이상 일본차의 「아류」가 아니라는 것을 반증해주고 있다. 그동안 일본으로부터 기술을 전수받았으나 이제는 부분적으로 일본 제품을 넘어서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업계는 특히 86년 엔고현상이 일시에 사라지면서 대미국 수출폭락 사태를 경험한 것을 계기로 수출다변화에 주력, 6대주에 고루 수출망을 확충했다.
90년까지만 해도 73%를 차지했던 북미지역의 수출비중은 이제 19.7%선으로 줄어들었다. 대신 유럽 31.7%, 중남미 16.7%, 아시아 15.5%, 중동 11.1%, 아프리카 5.3% 등으로 수출시장 비율을 개편했다. 이같은 노력으로 호주 케냐 앙골라 브라질 콜롬비아 파나마 루마니아 요르단 터키 등 세계 각지에서 국산자동차가 수입차부문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업계는 특히 각국이 경쟁적으로 높이고 있는 수입장벽을 현지조립(KD:Knock Down)공장 확대로 타개해나간다는 계획아래 현지공장 건설에도 매진하고 있다.
현재 네덜란드 짐바브웨 독일 베트남 등 전세계에 걸쳐 연간 14만여대를 현지조립생산하고 있는 업계는 98년에는 140만대, 2000년에는 180만대 수준으로 현지생산량을 늘려가기로 했다.
업계는 특히 앞으로 자동차수출을 확대하느냐 여부가 기술개발에 달려있다고 보고 연구개발비 투자를 2000년까지 매출액의 5.5%인 2조3,521억원으로 늘리고 2005년까지는 매출액의 6%에 이르는 4조원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연구인력은 2000년까지 전 종업원의 8.5%인 1만2,600명으로 늘리고 2005년에는 전 종업원의 9.3%인 1만5,000명으로 확충할 예정이다.
또 부품산업 육성을 위해 현대자동차 공장 인근의 전주, 율촌, 아산지역등 총 105만평에 180개 부품업체가 입주할 수 있는 부품단지를 조성하는 등 완성차 공장과 인접한 9개지역 190여만평에 394개 업체가 입주할 수 있는 부품단지를 각 업체별로 조성할 계획이다.
그러나 국산자동차는 아직도 국제적으로 「싸고 질이 낮다」는 이미지가 확산돼있어 앞으로 이같은 이미지를 얼마나 빨리 극복하느냐에 따라 수출시장 확대 여부가 달려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업계는 그동안 선진국들이 지배하고 있던 세계자동차시장을 뚫기위해 「소형차 저가전략」을 사용할 수 밖에 없었다.
선진국들이 고품질의 자동차로 충분한 가격을 받아 이를 다시 연구개발에 투자해 더욱 품질을 높여왔다면 우리업계는 「안전기준에 최소한 선으로 부합하는」 수준의 자동차를 생산해 싼값에 판매, 안전도나 품질이 선진국 제품에 비해 떨어질 수 밖에 없었던게 사실이다.
현재 각국시장에서 국산차는 일본차에 비해 가격을 동급대비 80∼90% 밖에 받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특히 국산자동차는 2,000cc급 이하는 그나마 경쟁력이 있지만 수익성이 높은 대형차는 아직도 국제시장에 명함조차 내밀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중소형차는 마진폭이 대형차에 비해 훨씬 낮은 것은 물론이다.
업계도 이같은 점을 인식하고 아반떼쿠페 아반떼컨버터블 KMS―2 등 최신형 스포츠카와 미래형모델을 올해부터 양산하고 대형차도 완전독자모델화, 세계시장에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우리 자동차산업의 발전여부는 얼마나 빨리 저가이미지를 탈피하고 고부가가치 차량으로 주력상품을 바꿔나가느냐에 달려있다고 보고 있다.<박정규기자>박정규기자>
◎「황금시장」 유럽 현지공장 공략/무역장벽대처·기술습득 효과
유럽이 국내 자동차업체들의 최대격전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업체들은 유럽지역에 대한 수출물량을 94년 월평균 1만3,600대선에서 지난해에는 월 2만8,000대선으로 두배 이상 높였으며 올해에는 3만5,000대, 내년에는 4만대 이상 수준으로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업체들은 직수출뿐만 아니라 갈수록 높아지는 유럽의 무역장벽에 대처하고 유럽의 앞선 자동차기술을 습득히기 위해 현지공장과 연구소를 잇따라 설립하고 있다.
대우자동차는 94년 루마니아에 로대(RODAE)사를 설립, 최근 10만대규모의 씨에로 생산라인을 완공해 이달부터 생산에 돌입키로 했으며 98년까지 생산량을 연20만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체코의 최대국영트럭제조업체인 아비아사를 인수, 다음달부터 연간 2만대의 트럭을 생산하고 2000년까지 8만대 생산체제를 갖추기로 했다. 대우는 이와 함께 130년의 역사를 지닌 오스트리아의 스타이어사를 인수, 총2억6,000만달러를 투자해 엔진개발부문과 승용·상용차개발부문을 집중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8월 네덜란드에 연간 2,000대씩의 소형트럭을 생산할 현지공장을 설립했다.
현대는 9월에는 유럽의 전진기지로 활용하기 위해 터키 이스탄불 서남쪽 이즈미트에 엑셀과 엘란트라 등을 연간 5만대씩 생산할 터키현지공장을 착공했다.
기아자동차도 지난해 5월부터 독일 오스나부르크시의 카만(KAMAN)사에서 스포티지를 연간 2,000대 규모로 위탁생산하기 시작했다. 업체들은 유럽지역 생산공장 설립과 함께 100여년의 역사를 지닌 유럽의 자동차기술을 체득하고 새 자동차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소 설립과 산학협동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대우는 94년1월 자동차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영국 워딩기술연구소를 인수했다.
또 지난해 3월 독일 뮌헨에 엔진 트랜스미션 등 주요부품을 개발할 뮌헨자동차연구소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현대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기술연구소를 설립키로 했고, 기아 역시 지난해 5월 독일 자유베를린대학과 산학협동 조인을 체결한데 이어 올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자동차연구소를 설립할 계획이다.<박정규기자>박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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