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95 출시 지구촌이 떠들썩/SW석권이어 정보통신시장도 장악 야심올 8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윈도95 출시는 그야말로 사건이었다. 세상에 나오기 전부터 기대와 경계의 대상이 됐던 이 소프트웨어는 출시 첫날부터 이를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상점 문 밖에 장사진을 치는 선풍적 반응을 일으키면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가릴 것 없이 컴퓨터 업계 전반에 지각변동을 부르고 있다.
그러나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사 회장은 개인용 컴퓨터(PC) 시대는 이미 끝났으며 따라서 윈도95가 PC용 운영체계(OS)로는 마지막이 될 것으로 판단, 인터넷과 같은 정보 통신 서비스 분야에 자신의 미래를 던지겠다고 밝히고 있다. 20년 전 컴퓨터 프로그램 언어인 「베이식」(BASIC)의 개발로 PC 혁명을 일으켰던 그는 이제 자신이 열었던 한 시대의 종말을 스스로 선언하며 새 시대를 주도해 나가겠다고 나서고 있는 것이다.
PC 사용자라면 거의 모두가 빌 게이츠와 마이크로소프트의 그늘 아래 있다고 할 만큼 마이크로소프트는 소프트웨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전세계 PC의 80%는 MS―DOS와 윈도 등 마이크로소프트의 운영체계(OS)로 작동되며 응용 소프트웨어도 절반이 마이크로소프트의 OS에 맞춘 것이다. 그에게 늘 붙어다니는 「컴퓨터 황제」라는 수사는 결코 지나친 게 아니다. 이러한 시장 지배력은 곧 부로 이어져 그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미국 최고 부자로 꼽혔다.
그는 현재 연간 50억달러에 이르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매출액이 앞으로 2배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세계 소프트웨어 시장을 석권한 그는 정보고속도로 시대를 맞아 정보통신 서비스 시장을 장악하려는 야심을 감추지 않고 있다. 이를 위해 그는 2001년까지 무려 840개의 인공위성을 띄워 통신망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세계 최대의 컴퓨터 통신망인 인터넷과 겨룰만한 새로운 네트워크를 꿈꾸는 이러한 계획이 성공한다면 그는 소프트웨어에 이어 정보고속도로 부문에서 또 하나의 왕국을 세우게 될 것이다. 윈도95에 포함된 마이크로소프트 네트워크(MSN)는 그 시작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신화는 75년 시작됐다. 최초의 개인용 소형 컴퓨터인 알테어를 위해 개발한 BASIC이 첫 작품이었다. 그 길로 대학을 중퇴하고 마이크로소프트사를 창설한 뒤 80년 IBM PC용 MS―DOS를 개발함으로써 마이크로소프트는 난공불락의 성채가 됐다.
10월 28일로 만 40세가 된 그는 일에만 파묻혀 살다가 전자우편으로 사귄 부하 직원 멜린다 프렌치와 1월에야 결혼했다. 그는 시속 200의 속도를 즐기는 자동차 스피드광이기도 하다.
PC 시대를 넘어 정보고속도로 시대로 나아가는 그의 질주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그에 대한 경탄은 독주를 우려하는 경계의 눈빛으로 바뀐지 이미 오래다. 이런 의미에서 지난 20년 동안 화려한 성공만을 거두어 온 빌 게이츠에게 진정한 도전은 이제부터인 것이다.<오미환 기자>오미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