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서 부유한 삶 총선때 개혁진영 지지/일부선 “졸부” 비판불구 민주화 버팀목역월수입 500달러 이상, 모스크바 거주, 25∼40세, 다차와 외제차 보유….
12·17 총선이후 러시아 언론들로부터 집중적인 조명을 받고 있는 노보이 루스키(새로운 러시아인)의 특징이다. 노보이 루스키란 보리스 옐친 대통령의 급진 경제개혁정책에 편승, 상당한 부를 축적하고 행동양식마저 서구화한 새로운 유형의 러시아인을 일컫는다. 이 말은 핸드릭 스미스 전뉴욕타임스 모스크바특파원이 그의 저서 「더 뉴 러시안스」에서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개혁)와 글라스노스트(개방)정책으로 변해가는 소련인을 기존의 소련인과 구별하기 위해 처음 사용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상당한 부를 지닌, 서구화한 러시아인을 지칭하는 개념으로 정착됐다.
한마디로 이들은 누구보다도 경제개혁의 과실을 향유하는 계층이다. 각종 개인사업에 종사하거나 은행, 외국인회사, 주식회사, 천연자원 수출입회사등에 근무하면서 한달에 러시아인 평균임금(55달러)의 10배인 500달러 이상을 벌어 들인다. 또 대부분 아내와 이혼하고 자신보다 큰 모델같은 아가씨와 결혼하거나 애인을 둔다.
이들이 주목을 받는 것은 지난 총선에서 대부분의 러시아인들과는 전혀 다른 투표성향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러시아 과학 아카데미 사회학 연구원 올가 크르쉬타노프스카야는 『러시아 공산당이 지난 총선에서 모스크바와 상트 페테르부르크 등 대도시에서 집권여당격인 나쉬돔 로시야(우리집 러시아, 체르노미르딘 총리)와 개혁진영의 야블로코 블록(야블린스키 전부총리)에 패한 것은 바로 지속적인 개혁을 원하는 750여만명의 노보이 루스키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노보이 루스키에 대한 평가는 상반돼 있다. 일부에서는 개혁과정에서 마피아와 결탁, 떼돈을 번 졸부로 매도되는가 하면 다른 한편으로는 누구보다도 먼저 시장경제원리에 눈을 떠 러시아 시장경제의 정착에 일조를 한 선구자로 평가된다.
노보이 루스키가 서구형의 중산계층으로 성장해 러시아 민주화의 안전판이 될 것인지는 아직 점치기 힘들다. 그러나 이들이 12·17 총선에서 보여준 투표성향은 그같은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모스크바=이진희 특파원>모스크바=이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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