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변혁보다 조화로운 변화 모색이수성 총리가 취임 10여일만에 출입기자들과 오찬간담회를 가졌다.
이총리는 이 자리에서도 「소신」 「정의」 「당당함」등 평소 그의 스타일을 드러내는 단어들을 자주 써가며 나라와 민족을 위한 사명의식을 강조했다.
간담회 서두에서 그는 『나는 원래 자유로운 사람이라 허점이나 부족한 점이 많지만 지금까지 그릇된 짓은 하지 않았다』면서 『혹시 말 실수등의 잘못이 있더라도 총리로서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그는 이어 최근의 「역사 바로 세우기」에 대해 『이는 특정정부의 구호가 아니라 30여년간 계속된 부정·부패의 고리를 끊어 상처받은 민족의 자존심과 긍지를 되찾자는 것이며, 또한 급격한 변혁 보다는 조용한 가운데 조화를 통해 변화를 모색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한 과거청산과 관련해 그는 『상징적이고 대표적인 인사들과는 단절하지 않을 수 없지만 사소하게 휩쓸린 사람들까지 다 처벌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해 5·18 및 부정축재 관련자들의 사법처리가 일정한 선에서 이루어질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간담회 도중 중소기업 지원책등에 관한 질문을 받자 배석한 강봉균 행정조정실장과 마치 「비공식 회의」를 하듯 즉석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강실장이 그 필요성이나 방향은 인정하면서도 원칙과 현실적 어려움을 설명하자 그는 『좀더 과감한 지원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적극적인 의견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취임 직후 성격이나 국정 운영스타일등을 놓고 세인들로부터 이회창 이홍구 두 전임총리와 비교되는데 대해 그는 『나는 나다. 두분의 장단점을 산술적으로 비교·평가할수는 없겠지만 성향을 놓고 그분들과 비교된 것이라면 최대의 찬사』라고 말했다. 그는 또 『총리직을 언제까지 하게될지 모르지만 나도 전임 총리들처럼 될 가능성이 많다』며 『오직 나라가 잘 살고 국민이 편할 수 있도록 한다는 신념으로 총리직을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날 전반적으로 그의 어투는 여타 고위 관료들처럼 세련되거나 매끄럽지 못했다. 정부일을 맡은지 10여일밖에 안된 만큼 구체적인 국정 운영방안이나 정책도 제시하지 않았다. 그래서 오히려 미더운 측면이 있었다. 그런 믿음이 대형사고나 혼란스런 정치판등 바람잘 날 없는 국정 현실속에서 어떻게 국민에게 수용될지 자못 주목을 끌었다.<홍윤오 기자>홍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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