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기본원칙 꼼꼼히 점검을/선명한 논지위해 개요작성 중요나열식 서술·상식적 논리는 금물/문장·단락연결 접속사 신경써야
96학년도 대입 본고사일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에서는 새로운 지식이나 정보를 더 얻으려고 노력하는 것은 시간낭비가 되기 십상이다. 이제는 지금까지 공부하고 훈련해온 것들을 차분하게 정리하면서 시험날 제 실력을 100% 발휘할 수 있도록 컨디션 조절을 해나가야 할 것이다. 특히 논술시험의 경우에는 너무도 당연해서 오히려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았던 기본원칙들을 하나씩 꼼꼼하게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글쓰기의 기본원칙을 충실히 지키는 것이야말로 논술의 왕도이기 때문이다.
논술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중의 하나가 선명한 논지이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조심해야 할 것은 바로 「양비론」과 「양시론」. 이것도 문제고 저것도 문제라든가, 이것도 일리가 있고 저것도 일리가 있다는 식의 양비론과 양시론은 선명한 논지전개의 가장 큰 적이다. 논술과 같은 짧은 글에서는 이같은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자칫 아무런 입장도 없는 글이 되어버린다. 따라서 흑백논리의 위험성을 감수하면서라도 자신의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만 선명한 논지를 세울 수 있을 것이다.
서론 본론 결론의 구성은 논리적인 글의 당연한 수순이다. 그러나 그같은 형식에 집착하다가 글의 내용적 완결성을 망치고 마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문제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서론이나, 본론의 내용을 반복하는 결론등을 좋은 사례로 지적할 수 있겠다.
이런 식의 서론과 결론은 단순히 분량을 채우기 위한 편법에 불과하다. 편법에 빠진 글은 당연히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 서론은 본론의 논지로 나아가기 위한 자기 나름대로의 문제제기이고, 결론에 담기게 될 핵심논지의 농축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논술에 대한 내용적 평가는 본론을 얼마나 잘 쓰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무리 글의 형식적 완결성이 뛰어나고 문장이 탁월해도 본론의 내용이 좋지 않으면 공염불이 되고 만다. 본론의 내용을 짜나가는 데 피해야 할 사항으로 2가지를 꼽을 수 있겠다.
하나는 나열식 서술이다. 짧은 논술에서 이것 저것 다 서술하다가서는 결국 아무것도 말한 것이 없는 결과가 나오고 만다. 충분한 논증이 뒷받침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요한 것 한두 가지만 집중적으로 다루는 것이 글의 논리적 서술력을 높이는데 훨씬 유리하다.
다른 하나는 상식적 발상이다. 「공자 말씀」만 되풀이해서는 다른 글과 결코 차별화할 수 없다. 차별화하지 않고 어떻게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겠는가. 논술시험에서 참신한 발상을 강조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상식에 위배되지 않으면서도 상식을 넘어서는 발상을 보여주는 것, 여기에 본론의 성패가 달려있다.
논술 응모작을 심사하면서 가장 눈에 띄는 문제점은 접속사의 잘못된 사용이다. 고교에서 논술에 상당한 관심을 기울이고 학생들도 개인적으로 논술을 열심히 준비하면서 이제 문장은 이전보다 많이 좋아졌다. 그러나 문장이나 단락의 연결은 여전히 문제이다.
글의 형식적 완결성의 관건은 문장과 문장, 단락과 단락의 자연스러운 연결 여부이다. 이 때 중요한 것이 접속사이다. 내용이 문제이지 접속사 정도야 어떻겠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잘못된 접속사 하나로 글의 형식적 완결성 뿐아니라 내용적 완결성까지 순식간에 무너지고 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적절한 접속사를 찾아내는데 보다 신경을 쓰기 바란다.
끝으로 개요작성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주어진 시간내에 글을 완성해야 한다는 초조감에 무조건 글부터 써나간다. 이 경우 제대로 된 글이 나오기도 어려울 뿐아니라 시간에 맞춰 글을 완성하기도 힘들다.
개요작성은 좋은 글을 쓰기 위한 기초인 동시에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실제 경험해본 학생들은 잘 알겠지만 개요를 간단히 작성한 후 거기에 맞춰 글을 써나가면 글쓰기의 속도도 빨라지고, 수정할 양도 줄어든다. 간단하고 알찬 개요작성이 시간절약의 지름길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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