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씨 「강릉 후계구상」서 결단 후문/발표직전 통보 후속 대폭개편 주문도○“이렇게 빠를줄 몰랐다”
○…정몽구 현대정공회장을 그룹회장으로 선임하는등 회장단을 포함한 최고경영진에 대한 전격 인사가 이뤄지자 현대그룹 안팎에서는 에견됐던 일이지만 충격을 받은 표정. 전날까지만 해도 이번 정기인사는 부사장급이하 임원에 대한 승진전보수준에서 그칠 것으로 알려졌던 탓에 전격적인 총수교체는 의외였기 때문. 그룹 내부에서는 『몽구회장이 승계할 것이라는 예상은 했지만 시기가 이렇게 이를 줄을 몰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실상 장남인 몽구회장의 나이가 57세인데다 전문경영인과 다름없이 경영수업을 쌓은 상태여서 승계에 따른 외견상 문제는 없는 셈. 그러나 정세영 회장의 전격퇴진이라는 모양새에 상당히 당혹해 하는 분위기.
○…총수교체는 이날 아침 정주영 명예회장의 최종 재가과정에서 극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상오 8시께 정명예회장은 정전회장과 만나 자신의 세대교체방침을 전달하고 원로들의 일선퇴진을 골자로 한 대폭인사를 강하게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세영전회장등으로 구성된 그룹 최고의사결정기구인 6인운영위원회는 최근 2차례 회의를 거치며 사장단이상은 바꾸지 않는 쪽으로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날 정명예회장의 확고한 결단을 통해 반전됐다는 얘기다. 정명예회장은 이미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강릉에 혼자 머무르면서 이번 후계체제문제에 대한 구상을 마무리했다는 후문.
그러나 총수교체에 대한 방침은 오래전부터 두사람 간에 합의가 있었다는 게 정설이다. 정전회장은 지난 10월1일 모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자동차명예회장으로 남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고 10월2일 한라그룹 33주년 리셉션에서는 「눈이 오면 눈도 맞고 비오면 비도 맞는 동상은 불쌍하다」는 알쏭달쏭한 얘기를 해 총수교체에 대한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승계 사전에 감지” 관측
○…정신임회장은 이날 상오 일찍 대전에서 현대정공이 일본의 미쓰비시와 합작한 7인승 미니밴 싼타모 신차발표회에 참석하느라 자리를 비웠으나 하오 별다른 연락을 하지 않아 경영대권승계사실을 미리 알고 있지 않았느냐는 관측이 일기도.
현대그룹의 최대업체로 후계구도와 관련, 관심의 초점이었던 현대자동차측은 이날 인사내용에 대해 다소 놀라는 모습. 정세영회장의 아들인 정몽규 부회장이 자동차회장으로 전격발탁되는 모양새를 갖췄지만 실질적으로는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았기 때문. 특히 이번 인사에서 MK인맥으로 알려진 박병재 현대자동차사장의 전진배치와 자동차의 최대 지주회사인 현대건설이 정몽헌 회장에게 넘어간 것등을 놓고 각종 해석이 분분한 상태다.
○…재계는 현대의 2세경영체제 개막을 예견하고 있었으면서도 연말 정기인사를 통해 전격 발표된데 대해 의아해하면서 그 배경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한 관계자는 『정부당국과 고도의 교감이 있었던 것 같다』며 『한진 기아등 처지가 비슷한 몇몇 그룹의 경우 하루빨리 결단을 내려야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재열 기자>이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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